18 Feb, 2004

도종환 - 어떤 편지

머시라고 조회 수 7007 추천 수 0 목록
□□□□□□□□□□□□□□□□□□□□□□□□□□□□□□□□□□□□

어떤 편지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진실로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한 사람의 아픔도 외면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처음 만난 그 숲의 나무들이 시들고
눈발이 몇 번씩 쌓이고 녹는 동안
나는 한번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내가 당신을 처음 만나던 그때는
내가 사랑 때문에 너무도 아파하였기 때문에
당신의 아픔을 사랑할 수 있을리라 믿었습니다
헤어져 돌아와 나는 당신의 아픔 때문에 기도했습니다
당신을 향하여 아껴온 나의 마음을 당신도 알고 계십니다
당신의 아픔과 나의 아픔이 만나
우리 서로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생각합니다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동안은 행복합니다
진실로 모든 이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줄 수 있는 동안은 행복합니다.

- 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서울 : 실천문학사, 2003), 53쪽

□□□□□□□□□□□□□□□□□□□□□□□□□□□□□□□□□□□□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
그 사람과 나 사이에 몇 겹풀의 눈이 쌓이고 녹았었는지,,,
혹한의 추위라도 만난 듯 안절부절.
그래서 눈이 오면 그리움이 더해지는지,,,

내 아픔만 알아주길 바라며 살아온 것 같다.
그 사람의 아픔 하나 안다고,
그를 모두 이해한 것처럼 착각하며 살았던 것 같다.
List of Articles
profile 안도현 - 저물 무렵 file 6635 6635
Posted by 머시라고 March 11, 2017 - 07:45:52
0 댓글
profile 한용운 - 나는 잊고저 file 7757 7757
Posted by 머시라고 January 16, 2018 - 01:37:35
0 댓글
profile 정호승 - 내가 사랑하는 사람 file 8727 8727
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abc August 13, 2018 - 00:44:55
3 댓글
profile 이정하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file 7289 7289
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xiaojun September 23, 2016 - 13:45:34
2 댓글
profile 이정하 -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file 15671 15671
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shijun April 07, 2016 - 03:01:04
1 댓글
profile 이정하 - 사랑의 이율배반 file 15781 15781
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xiaoke July 04, 2018 - 02:32:00
1 댓글
profile 안도현 - 별 6998 6998
Posted by 머시라고 July 04, 2018 - 11:45:25
0 댓글
profile 한용운 - 님의 침묵 file 7595 7595
Posted by 머시라고 September 23, 2016 - 02:04:30
0 댓글
profile 정호승 -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file 17026 17026
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chenyingying January 16, 2018 - 03:23:04
1 댓글
profile 신경림 - 가난한 사랑의 노래 file 6290 6290
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xiaoke June 21, 2018 - 02:45:41
2 댓글
profile 천상병 - 강물 6475 6475
Posted by 머시라고 July 04, 2018 - 02:18:13
0 댓글
profile 정호승 - 달팽이 6588 6588
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aa January 16, 2018 - 11:22:12
1 댓글
profile 도종환 - 어떤 편지 7007 7007
Posted by 머시라고 September 02, 2017 - 02:35:01
0 댓글
profile 류시화 - 나무 14228 14228
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henkeai June 19, 2014 - 15:52:44
1 댓글
profile 한승원 - 새 5998 5998
Posted by 박찬민 June 28, 2016 - 04:53:08
0 댓글
profile 임우람 - 꽃밭 7585 7585
Posted by 박찬민 July 04, 2018 - 07:17:10
0 댓글
profile 안도현 - 어둠이 되어 7008 7008
Posted by 박찬민 Latest Reply by xiaojun September 23, 2016 - 07:10:24
2 댓글
profile 안도현 - 단풍 15498 15498
Posted by 박찬민 June 12, 2017 - 01:47:45
0 댓글
profile 정호승 - 별똥별 7496 7496
Posted by 박찬민 June 28, 2016 - 02:17:22
0 댓글
profile 이정하 -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6527 6527
Posted by 박찬민 May 25, 2016 - 01:10:30
0 댓글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