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Feb, 2005

비가 무진하게 오시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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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골목골목마다 분홍색으로 붓질해대던 나무들의 아우성이 시끄러웠등가..
뻣 속을 후리는 이른 봄비가 불길을 화악 잡아 낚아채고 있습니다..
산 자락엔 비안개가 자욱하고..
산 그림자가 성큼거리며 우리 집까지 내려왔는지.
들이쉬는 숨길 마다에 산냄새가 싸아~퍼집니다..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 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 없이 살아가는 뭇 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류시화 , 새와 나무 ...


여긴 지금.. 끝없이 바람이 일어 나무들을 뒤흔들어..
이것이 바람인지, 나의 흔들림인지..,알 수가 없습니다.
찬 바람 속에 떨고 있을 꽃들의 상심이 눈물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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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