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Jan, 2005

불꽃놀이..

보시리 조회 수 2141 추천 수 0 목록
  친구 집에서 설밤을 보내면서 장작을 땠는데,  굵직한 토막..납작한 토막..
잔 토막등을 다양하게 때다가...이야기 나누는 틈에 어느새 불씨만 남고 불이
사그라든 순간이 있었습니다.    춥다는 술렁임에 주인장께서..”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시며..가로90 cm, 세로 60cm 크기의 두툼한 판자를 내오셨습니다.
제한된 공간에 그 크기의 판자를 올려놓기가 쉽지 않건만, 절묘하게 설치해
놓으신...잠시 후.., 옛날.. Mission Impossible.. 에서 정보 서류가 탁~! 불 붙듯,
판자의 가운데 어느 지점에서 불꽃이 보인다 싶자마자.. 기세 좋게 타오르기
시작 했습니다...걷잡을 수 없이...일렁이는 불의 혓바닥이 온 벽을 핥으며 곧
이라도 우리에게 덮칠 듯 했습니다..
  그러기를..10분...쯤..?
  다리가 데일 듯 해서 위축되었던 자세가 곧추되나 싶더니...위력은 오래지
않았고 ..넓은 면적에 재를 남기고, 불의영화는 막을 내렸습니다...

“ 따뜨읏~ 했죠?” 하고 장난기 서린 얼굴로 물으시는 주인장께 가차없이 끄덕
이면서도..머릿속에는 희한한 감상들이 회오리 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사랑의 다른 한면을보는 거 같네...
에너지의 총량은 일정한데...
신속하게, 뜨으겁게 ,한번..한다하게..열렬하게 하는 사랑..미칠 것 같은 사랑...
지독한 사랑...이 있고...,또한....넓적다리 두께의 튼실한 통장작에 스미듯이
옮겨 앉아..안으로 덥히는 작은 불씨 닮은 사랑도 있고...

근데..사랑이 누구 메뉴대로 쫓아와 주던가요, 어듸~...

류시화님의 <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를 읽다가, 아~..그래..싶은 곳이
있어 옮겨 보겠습니다...


< 할아버지는 말이 갖고 있는 의미보다는 그 말이  갖는 ‘소리’를 더 높이 치셨다.
다시 말해 어떤 말이 어떤 의미를 지녔느냐보다는 그 말이 어떤 방식으로 표현
되었느냐에 더 관심이 있으셨다.
할아버지는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끼리라도 음악 소리를 들을 때는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하셨다.
  그것에 대해선 할머니도 같은 의견이셨다.
두 분 이야말로대화할 때 말뜻보다는 말 소리에 의해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는
분들이셨으니까..
나는 어느 날 늦게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 아이 킨 예 (I kin ye).”라고 말씀
하시는 걸 들었다.  이 말은 그 속에 담긴 느낌으로 볼 때  “ 당신을 사랑해.”
라는 말이었다.
또 할머니는 말씀 도중에 할아버지께 곧잘 “ 두 유 킨 미? “ 라고 물으실 때가
있고, 이에 대해 할아버지는 “ 아이 킨 예.” 라고 대답하고는 하셨다.
이때의 킨은  ‘ 이해한다 ‘는 뜻으로 할아버지의 말씀은 “ 무슨 말인지 이해
하겠어( I understand you.)”라는 뜻이었다.  
이렇듯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있어서 사랑과 이해는 하나로 통했다.
할머니는 곧잘, 이해할 수 없다면 사랑도 할 수 없다.., 그리고 만일 우리가
누군가를 이해할 수 없다면 그를 사랑하는 일도 불가능하며, 또 신(神)을 이해
하지 못하면 신을 사랑할 수도 없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

이것은 체로키 족 인디언인 작은 나무(Little Tree)의 글 일부분 입니다...
<소중한 것들>이란 소제 아래 씌여 있는데 , 나머지 부분도 참 마음에 남는 글
인데, 모두 옮기기엔 양이 너무 많구요...^^


아이 킨 예~!!

좋은 하루, 좋은 내일 되시길...
Carpe Diem...seize the day..., 오늘도 있을 때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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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한

January 14, 2005
*.236.186.218

너무 오랜만에 보는 아이 킨 예~
새삼 또 작은 나무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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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리

January 14, 2005
*.120.155.57

와아~!다시 뵈서..반갑습니다..그동안 잘 지내셨는지..?
새해 복 많이받으시고..꼭..자주 써주시길...(반가워서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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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May 08, 2005 - 08: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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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March 06, 2004 - 02: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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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ㅂ ㅅ ㄹ Latest Reply by jianbin0831 September 02, 2017 - 16: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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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단데멋대로하자 Latest Reply by December 31, 2003 - 18: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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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January 07, 2005 - 02: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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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늘바다나무별 Latest Reply by February 14, 2004 - 16: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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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시리 January 16, 2018 - 19: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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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향기로운 사람 Latest Reply by January 08, 2004 - 01: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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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February 02, 2005 - 02: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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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yren Latest Reply by August 07, 2004 - 23: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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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hilo Latest Reply by August 18, 2004 - 23: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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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January 28, 2005 - 07: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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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January 01, 2005 - 11: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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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정하 Latest Reply by February 23, 2004 - 21: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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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November 22, 2004 - 16: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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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June 11, 2005 - 11: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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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June 25, 2005 - 16: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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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