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Jun, 2003

[펌] 학점 헤는 밤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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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헤는 밤 ...(詩)


계절학기를 수강하는 여름날에는
재수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성적표뒤 학점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성적표에 하나 둘 새겨지는 학점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학점수가 너무도 다양한 까닭이요,
플러스, 마이너스가 너무 복잡한 까닭이요,
헤아려봐야 밑의 평균과 다를 이유가 없는 까닭입니다.

A 하나에 기쁨과
B 하나에 안도와
C 하나에 씁쓸함과
D 하나에 괴로움과
F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학점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XX수업에 대출을 해줬던 아이들의 이름과 포트리스 ,프리첼, 스타크래프트
이런 이국단어들의 이름과, 벌써 통신 폐인이 된 기숙사넘들의 이름과, 가
난한 동기,

선배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현실과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A학점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궁금해
이 복잡한 학점이 내린 성적표 위에
내 이름자를 쓱 보고,
얼른 봉투 속으로 집어넣어버렸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마시는 까닭은
부끄러운 학점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계절이 지나고 나의 학점에도 족보가 먹히면
버들골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적힌 성적표에도
자랑처럼 A+이 무성할 거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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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찹함이 멤돌던 마음에 즐거운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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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향기로운 사람께서 올리려 했던 겨울산 풍경 2200 2200
Posted by 박찬민 Latest Reply by January 12, 2004 - 17: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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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펌] 학점 헤는 밤 (詩) 2201 2201
Posted by 박찬민 June 27, 2003 - 15: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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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마음을 찍는 사진기.. file 2202 2202
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jianbin0602 June 02, 2017 - 1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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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그렇게 마지막을 보내고.. 2202 2202
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February 09, 2005 - 22: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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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re] 어머니!!!!!!!! 2202 2202
Posted by 향기로운 사람 Latest Reply by May 09, 2004 - 0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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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머시라고님이 칸초네를 좋아하신다고 했었던가요? 220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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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00년 동안의 성숙..Redwood 에 대한 짧은 글.. file 2205 2205
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January 24, 2005 - 1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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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May 20, 2005 - 14: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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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스락 Latest Reply by January 02, 2005 - 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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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컴맹의 비애]제 컴의 현상에 대한 추정 부탁드려요^^ 2206 2206
Posted by 향기로운 사람 June 24, 2004 - 23: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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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roopy Latest Reply by 20170304caihuali March 04, 2017 - 14: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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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12월도 나흘이나 지나가고 있나요?. 2207 2207
Posted by 주연 Latest Reply by December 04, 2003 - 10: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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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머시라고 April 05, 2003 - 05: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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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20170609yuanyuan June 12, 2017 - 16: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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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류시화님의 글이 생각나서 2212 2212
Posted by 보시리 May 27, 2005 - 21: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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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January 16, 2005 - 00: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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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부활.. 은근히 재밌네요... 2214 2214
Posted by Droopy Latest Reply by June 23, 2005 - 23: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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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ng]를 보고 왔어요 2214 2214
Posted by 향기로운 사람 Latest Reply by December 07, 2003 - 00: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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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