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불룸쿨에서 끝났다..
그런데 아니다. 조금 더 가보니까 강은 우리와 함께 쉬다가
우리가 움직이자 다시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여전히 길과 함께 꾸불거리며.
3600 고지다.
거기에도 마을이 있었다.
바로 눈 앞에 설산이 보이는데 7,790미터란다.
설산을 쳐다보다 아래를 보니 호수가 눈에 들어온다.
아, 여기다!
여기가 그 유명한 카라쿨 호수다!
파랗게 찰랑거리는 호수의 물, 하얗게 몇구비로 솟은 설산..
그 설산을 휘감고 있는, 아니 설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구름들..
여기야말로 비경 그 자체였다.
한동안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말,
너무도 평범한 말이었지만 그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신비하구나~!!"
우리는 호수의 가장자리를걸었다.
장감독은 여기서 바리공주가 검은 빨래를 희게 빨고
흰 빨래를 검게 빨아야 한다고 한다..
전적으로 동감이다.
바리공주가 서역으로 가는 길을 가르쳐달라고 하니까
빨래를 하고 있던 마고 할미가
자기가 빨고 있던 빨래를 대신 빨아주면 가르쳐 주겠는데
검은 빨래는 희게 빨고 흰 빨래는 검게 빨아 놓으라고 한 장면이다.
그런데..
검은 빨래를 희게 빠는것은 되는데, 흰 빨래를 검게 빠는 것이 되지 않아
울면서 얼음이 둥둥 뜨는 이 차가운 호수에서 빨래를 계속 하다보니
손에서 피가 나 검게 변하여 마침내 길 안내를 받게 된다..
그런데 그 길이란 것이..
호수 안으로 촛불을 켠 채 들어가야 한다는것이다..
그래서 바리공주가 촛불을 들고 호수 안으로 들어가는 곳,
그곳이 바로 카라쿨 호수인 것이다..
7,546 미터의 무스타크 산이 구름에 휩싸여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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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고, 그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어린 소녀가 외로이 떠돌고 있는..
갈 방향을 알지 못하면서 나아가야 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그 작고 부르튼 손으로..얼음물에서 문질러져서
흰 빨래가 검게 되도록, 고통가운데 겪어가는 <견딤>이
내 마음을 아픔으로 굳게 하다가..녹게하다가..
(사진 - 카라쿨 호수..위구르어로<검은 물의 호수..>라는 뜻.)
= 윈트리님의 걸어다니는 세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