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Jun, 2005

<별의 메시지> - 박재동님

보시리 조회 수 2387 추천 수 0 목록
저녁을 먹고 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왔다.
그곳 역시 카라코람 하이웨이에서 본 것(주먹만하던 별들)만은 못하지만,
엄청나게 맑고 초롱거리는 별들이 온 하늘에 가득했다.
나는 옆의 두 사람에게 물었다.

"저기 저 빛나는 별들이 뭐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잠시 침묵

"Be yourself~! ..선생님은요~?"
"너를 사랑한다. "

부처님이 보리수 나무 아래서 새벽별을 보고 깨달았다는 말이 있어
그때의 그 마음이 어떤 것이었을까..항상 궁금해하던 나는
가끔 별을 보고 내가 어떤 상태인지 가늠해 보는 버릇이 있다.

별은 영원만큼이나 멀고멀어 별에게 묻는다는 것은 우주에게,
우주의 본질에게 묻는 것이고, 그것은 곧 신에게 묻는다는 뜻이기도 하고
진정한 자신의 본질에게 묻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듣는 대답은 바로 우주의 말이자 진정한 자신의 말인 것이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물었다..
그래서 그 대답은 자신이 지금 어디에 서 있느냐 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별은 나에게 말했다. 너를 사랑한다고. 우주는 너를 사랑한다고.
너를 진정으로 사랑하니 안심하라고. 그것이 내게 들려오는 메시지였다.
또 그것이 나의 지금의 우주와 인생, 그 모든 존재에 대한
인식 상태이기도 하다.

<Be yourself ~!  네 자신이 되라.>

순화가 들은 이 말은 순화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이자
가장 필요한 것이기도 했을 것이다.
많은 생각을 하고 살아도 사실은 가장 중요한 한마디 말이 있고,
그 말을 따라 삶은 흘러간다..그것을 말로 정리하지 못할 뿐이다.
순화는 아직 20대니까 자신이 되고 싶은 것이다.
주어지고 요구받아 만들어진 자신에서 진정한 자신의 자신으로...
나 역시 그 나이에는 그랬다.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 때..가장 행복하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일까..
순화는 지금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있다.

그럼 주은경씨는~?
주은경씨는 대답대신 별에게 소원을 빌었다고 했다.

"나의 <참 나>가 확장되기를 빕니다."

그는 매사에서 느끼고 깨닫고 실천하면서 실제로 항상 자신을
확장시켜 가고있는 사람이다.
별은 틀림없이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 그렇게 될 것이다."

하늘의 별은 말없는 말로 빛나고, 멀리 열정을 못이긴 태준이가
웃통을 벗어던진 채 소리지르며 뛰어가고 있다. 잇따라 유성이 진다.

내가 별을 보며 우주의 본질론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커다란 차가
헤드라이트를 켜고 지나갔다. 밤이지만 울긋불긋 칠해 놓은 것이
설핏 비쳤고, 부아앙~소리를 내며 지나가는게 무슨 이상한 나라에서 온
괴물 같았다..시공이 다른 나라에서 온 커다란 도깨비 같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웃집의 토토로>처럼 말이다.
타보라고 유혹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니, 어쩌면 우리를 어딘가로 데리러 온 것 같기도 하다..
저걸 타면 전혀 다른 세계로 가버릴 것만 같다.
바람과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가 버리는 도깨비 차를 보며..나는
이상한 이야기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 그리고 이날 내가 별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도 많이 하는 바람에
<훈자의 별>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기분이 괜찮은 별명이다..
~*~*~*~*~*~*~*~*~*~*~*~*~*~*~*~*~*~*~*~*~*~*~*~*~*~*
정말로 내 자신이 누군지 알 때..행복해지려나아~??
혹..아는게 병.., 모르는게 약..은 아닐까..

profile

머시라고

June 30, 2005
*.131.132.175

보시리님은 '박재동'이라는 분의 왕팬이신가봐요.. 이번엔 별에 관한 것이네요..
'순화'는 누구고, '훈자'는 무슨 뜻인가요? '주은경'은 어떤 사람인가요?
profile

보시리

June 30, 2005
*.120.153.115

..ㅎㅎㅎ..
아니요, 아직도 <실크로드>를 우려먹고 있는 중입니다. ^^;;
각 280여 페이지의..상.하권인데..아까와서.. 야금야금 보느라고~.
'순화'는 <바리공주>제작팀의 애니 담당.
'훈자'는 장수마을 알티트가 속해있는 지역의 이름.
'주은경'은 바리팀과 동행했던 TV다큐멘터리팀<미디어 서비스>의 작가.
질리시지 않았다면..한 두번쯤..더 올리고 싶습니다만..
맘말 안하시면..묵인한 것으로 착각하고..차후에 스을슬..올리렵미다~..^^;;
profile

보시리

June 30, 2005
*.120.153.115

아닌게 아니라~..팬은 맞습니다.^^
박재동님은 제1대 노가리스~로 여행중에 추대 되었다는데..ㅎ
참고로..송도삼절이 있듯..그 시대에 삼구라가 있다고 합니다..
김구라(김지하),백구라(백기완), 황구라(황석영)..
'구라'는 엄청난 식견과 확실한 세계관, 그것을 실천할 능력,예술가적인 끼까지
겸비해야 하는 대단한 경지라고 할 수 있다면..거기에 비해 노가리스는
훨씬 하급~이라는 부연 설명까지...하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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