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어느 친구가 던진.. <잡초>의 정의에 대해..다른 친구가 답한
글입니다..저로서는 읽다가..대번의 뇌기능 용량 초과로..일단..쉬는 중.
그래두 울 쥔장님께 배운..'독서 백편 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라는 말이
격려를 많이 하기로~..저도 더 읽고, 또..혼자 머리 싸매기 억울해서 여기두
올립니다..ㅋㅋ(물귀신 작전~~^^*)
쓴 사람두 있는데..읽기두 못하랴~싶고 말이죠~
귀챠니즘이시라면..여기서 그만 두시구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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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잡초’라는 말에 대한 호기심인데, 제가 가진 견해는 ‘원하지 않는 곳에 원하지 않게
나는 풀’이라는 것입니다.
관리적인 측면에서, 키우고자 하는 식물을 중심에 놓은 시각이고 상당히 ‘농업’적인 생각일
겁니다.
예를 들어 수박을 주로 재배하는 농부가 수박밭에 난 벼를 한 포기 발견했을 때, 이것은
원하지 않는 식물이므로 (만약 원하지 않는다면) 뽑아버려야 할 ‘잡초’가 되겠죠.

선배님의 표현대로 ‘쓸모없는-소극적인 쓰임새로서의 혹은 적극적인 쓰임새라 하더라도’
이라는 표현에 이런 의미가 충분히 스며있죠.
하지만 텃밭 한 귀퉁이에서 심지도 않은 토마토가 자라고 있어서, 이것을 뽑아버리지 않고
주인이 알뜰하게 관리하고 보호하게 - 키우게 -되면 더 이상 잡초가 아닌 것이죠.

하지만 ‘잡초’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이것을 더 이상 잡초라고 부를 수는 없죠.
자본과 개발이라는 도구앞에서는 ‘자원’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더적합할 수도 있겠죠.
실제로도 그렇고요. 그리고 ‘잡초’가 자원이 되면 더 이상 ‘잡초’라고 부르지는 않겠죠.

다음으로 ‘잡초가 왜 더 잘 자랄까’인데 이는 지극히 옳은 관찰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설명은 식물생리학이나 생태학, 유전학과 관련된 여러 가지 근거를
들어 복합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생리학적으로 논, 밭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잡초는 광합성과정에서 효율이 좋은
C4식물이 많기 때문일 겁니다.
대개의 식물은(선인장류 제외) 태양광으로부터 흡수한 에너지(이를 명반응-빛이 필요한
이라 함)와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탄수화물(보통 6탄당-탄소가 6개가 있는) 화합물을 생성
(이를 암반응이라 하는데, 빛이 없어도 암반응은 이루어짐)합니다.

암반응 과정은 이산화탄소를 처음부터 하나씩 붙여서 6탄당으로 만드는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5탄당에 이산화탄소를 결합시킴으로서 아주 불안정한 6탄당을 합성하고 이는
순식간에 안정된 3탄당(따라서 보통의 광합성과정을 C3로 부름-암반응 후 최초로 합성된
물질이 3탄당이라고 해서, 또 이산화탄소 고정에 3탄당물질을 이용하므로)으로 분해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5탄당에 이산화탄소를 결합시키는 효소가 있는데, 이 효소는 이산화탄소의
농도에 아주 민감합니다.
즉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낮으면 암반응을 계속할 수 없는 것이죠.
그런데 C4식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최초로 4탄당을 만듭니다
(이산화탄소 고정과정에 4탄당이 관여하여 C4로 부름).
그리고 이 4탄당은 이동하여 3탄당과 이산화탄소로 분리되고 이때부터 C3와 동일한
경로를 따라 탄수화물이 합성됩니다.
C4식물에서 이산화탄소 고정에 관여하는 효소는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낮아도 효율적으로
잘 고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일한 조건이라면 C4식물이 이산화탄소를 훨씬 잘 고정하게 되어 효율이 높아
지게 됩니다 - 물론 필요한 빛의 양도 많아지겠지요.
이런 생리적인 차이 때문에 C4식물이 더 잘 자라게 되는 것이죠.

잡초쪽에서 더 보면 대게 잡초는 그늘이 지면 잘 자랄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햇볕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여름철의 고온과 강한 햇빛은 C4식물에게는 더할 바 없는 좋은 환경이죠.

밭에서 잡초를 매다보면 ‘뽑히지’않고 ‘뜯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잘 뜯기는 것은 원래 잘 뜯어져서 그럴 수도 있고 뿌리가 그만큼 튼튼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잡초의 이 두 가지 특징은 잡초로서 오랫동안 취급받아(계속 뽑히고 뜯기게 되어) 거기에
진화, 적응한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뿌리를 튼튼하게 해서 덜 뽑히고 그럴바에야 오히려 뜯김으로서 인간의 감시가 소홀해진
후일을 도모해 볼 수도 있겠지요.(오호~! )
뿌리가 남아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생장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뿌리가 튼튼하다는 것은 또다른 잇점을 제공합니다.
짐작하시겠지만 물과 양분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죠.
대개의 잡초는 초기-어릴 때의 생장이 아주 왕성합니다.
작물은 씨를 뿌린 상태이거나 모종을 옮겨심어 빌빌거리고 있을 때, 잡초는 무지막지한
속도로 자라나 심어 놓은 식물을 덮어버리게 됩니다.
또 김은 잡초가 어릴 때 매므로 그 자라는 속도가 빨라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손에 익어온 재배식물은 이와는 약간 다른 방향으로 선택되어져 왔습니다.
양분을 더 많이 흡수하기 위한 강한 뿌리, 강한 내병성, 잡초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은 생산량이라는 비교대열에서 항상 후순위였다는 것입니다.

즉 잡초와 작물은 서로 반대방향으로 능력을 키워간 것이죠.
다른 식물을 덮어버릴 정도의 넓은 잎과 높은 광합성 효율, 막강한 뿌리를 가진 잡초는
종자도 많이 생산합니다. 씨를 뿌린 작물과는 비교도 안될만큼의 개체가 동시다발적으로
자라고 또 자라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게 되는 거죠.
진화적으로 잡초는 두 가지 방향으로 종자생산 방식을 선택합니다.
그 중 하나는 생장을 짧게 끝내는 것입니다. 떡잎이 나오고 본잎이 2~3이면 이미 꽃이
피는 풀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종류도 잎이 10장 정도 자라 꽃이 피기도 합니다만.
농부에게는 이런 작은 풀들은 관심이 덜 가지만 그래도 성가시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다른 하나는 식물체를 대형으로 키우는 것인데, 제거당할 확률은 높아지겠지만
하나만 성공하면 또 많은 종자를 생산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한편으로는 불쌍한 점은 잡초는 논밭을 떠나서는 어디서도 생존력이 극히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숲속은 빛의 양도 적고 또 다른 식물들이 서로 경쟁하며 살고 있습니다.
밭에 나는 풀은 논에 살 수 없습니다. 논에 풀들이 밭에 날수 없는 것과 비슷한 종류의
이유겠지요.
논잡초는 물이 있는 곳에서는 살 수도 있겠지만, 이미 그곳에는 갈대나 미나리같은 더
지독한 다른 식물이 살고 있을 겁니다.
또 논은 대개 물 깊이가 10~20cm 정도이고 고여 있는 민물이라는 점에서, 이런 환경을
갖추고 논잡초가 들어와 자라주기를 기다리는 곳은 없겠지요
-<논잡초가 점점 더 희귀식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만약 밭에서 잡초가 사라진다면 마지막 갈 수 있는 곳은 황폐한 곳, 지저분한 곳이
아마도 그들의 터전이 되겠지요.
만약 그 자리에 건물이 지어지거나 도로가 뚫리지 않는다면요.

잡초들의 선택은 ‘살아남아 갈 수 있게’라는 목표를 가졌던 것이고, 또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선택은 인간에 의해 방향이 결정되어 버린 아주 큰 영향을 받았지만 어쩌면
‘쓸모없다고 -적극적인 쓰임새로의 ’하였기에 잡초가 되어 버린 것-잡초라서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일 수 있습니다.
만약 그것에서 무슨 ‘쓸모있는 것’이 발견된다면 혹은 이미 발견되었더라면 더 이상 잡초
라는 분류방식에 갇혀 있지는 않았을 거라는 거죠.

농부에게는 잡초가 성가시고 귀찮은 것이었을지언정 '쓸모없음'이라는 말속에 담긴
'무가치'정도까지 비춰지지는 않았던 것같고, 또 그들 나름대로의 존재이유도 있을 것
같구요.
결국 ‘인간’이 의도적으로 구분해 왔던 것이지만, 이제는 ‘자본’이 그들을 ‘자원’으로
둔갑시키고 있거든요.

너무 오랜만에 이런 장문을 쓰니 약간은 두서가 없어진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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