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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Mar, 2006

[서동요]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은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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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무왕 : 죽이러 왔어, 죽으러 왔어?

목라수  : 이게 어찌된 것입니까?
왕구무장 : 아직 잘은 모르네만, 폐하께서 두 분이서 해결할 문제라고 하셨다네.
목라수  : 그럼 사택기루일 겁니다.

백제무왕 : 죽이러 왔어, 죽으러 왔어?
     내가 죽는다면 그건 너일거라 생각했고,
     네가 죽는다면 그건 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택기루 : 잃지 않은게 하나는 있었구나.
백제무왕 : 죽으러 왔어, 죽이러 왔어?
사택기루 : 둘다. 이젠 내겐 섬길 나라도, 가슴에 품고갈 연모도, 피붙이도 없으니
     가는 길이 너무 외로울 것 같아서.. 같이 가자. 같이 가!

이얍! 샥~ 샥~ 슝! 슝! ...

사택기루 : 너만 아니었으면 신라의 충신으로 살 수 있었어.
     너만 아니었으면 신라와 선화공주가 내 것이었어.
     너만 아니었으면 존경하지도 않는 부여선을 주군으로 삼지도 않았어.
     네가 내 자릴 뺏어간 순간 내게 남은건 배신자의 길 밖에 없었어.
     패배자의 길 밖에 없었어. 악행 밖엔 할 것이 없었어.
     그게 벗어날 수 없는 내 운명이 돼 버렸어.
     그러니 같이 가자. 나를 나락으로 빠뜨린 너를 함께 데리고 가야 돼.
백제무왕 : 벗어날 수 없는게 운명이 아니라,
     피할 수 있는데도 그 길로 가는 것이 운명이야.
     벗어날 수 없었다고? 넌 언제나 벗어날 수 있었어.
     다만 처음부터 네가 가고자하는 네 길, 네 길이 틀렸을 뿐이야.
     소중한 것을 위해서, 꼭 지켜야 할 것을 위해서
     죽을지도 모르면서 악행에 맞서야 하는 길이여야 하고
     죽기보다 힘든 줄 알면서 지키는 연모여야 해.
     네 자신의 영달을 위해 배신을 악행을 권력을 선택했으면서
     이제와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그렇게 쉬운 변명이 어딨어.

사택기루 :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영달을 원해.
백제무왕 : 너처럼? 누구나 너처럼?
사택기루 : 내가 뭘. 내가 무슨 그런 큰 죄를 지었어!
     이렇게까지 이렇게까지 아무것도 남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버림받을 정도로 지은 큰 죄가 뭐야! 대체 그게 뭐야!!
백제무왕 :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은 죄.

선화공주 : 뭐, 자객?
범로공  : 네. 화랑검무단 중에 한명이 느닷없이 폐하에게 칼을 겨누며..
선화공주 : 폐하께서는. 폐하께서는.
범로공  : 둘이 해결할 문제가 있다면서
선화공주 : 도함공이다. 기루야.

선화공주 : 대체 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백제무왕 : 넌 신라도, 공주님도, 하늘재 사람들도, 견물도,
     네 인생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어.
     필요에 따라 연모를 선택했고,
     필요에 따라 나라를 선택했고,
     필요에 따라 존경하지도 않는 주군을 선택했지.
     내가 공주님을 만나기 위해
     연지를 만들고 서동요를 만들던 시각에 너는 뭘 했어?
     넌 신라황제에게 공주님을 놓고 거래를 했어.
     설레고 가슴 뛰며 사랑을 해야할 시각에 넌 계산을 하고 있었다고.
     그러고도 벗어날 수 없었다고?
     벗어날 수 없었던 게 아니라
     피할 수 있는데도, 언제나 피할 수 있었는데도
     넌 네 운명의 길을 왔어.
     악행의 길인줄 뻔히 알면서
     그런 운명의 길을 네가 선택해 여기까지 왔다고.

     그러니 이제 마지막 선택을 해.
     죽이던지, 죽던지.
백제무왕 : 기루야. 기루야.
사택기루 : 거긴 너 같은 놈은 없었으면 좋겠어.
     거긴, 내 모든 잘못을 낱낱이 아는
     그래서 더 나를 미치게 하는
     너 같은 놈은 없는게 낫겠어.
     차라리 혼자 가는게 낫겠어.
백제무왕 : 기루야! 기루야!
     멈춰라! 쏘지 마라!


서동요 마지막이라선지 타이핑만으로도 벅차네요.
오탈자 좀 발견하시면 알려 주시와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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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리

March 25, 2006
*.132.64.66

^^*
글챠나도..서동요의 종국을 보고나서 오늘 내내,시청후기를 그려보고 있었습니다.
샥~샥~슝~슝..그렇게 난무하는 생각들을 매미채로 건지면서..
감회가 물난리가 났더랬습니다..
오탈자..라는 사람은 없는 것 같은됴~? ^^*
쓰느라고 애쓰셨습니다.
(근데.. 그림은 안보이니 워찌된 일인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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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리

March 25, 2006
*.132.64.66

근데..(오른쪽 클릭을 막으셨나봅니다~^^;; 정정하려고 했더니, 드래깅이 안되는 군요.)
암튼~.
이 부분은 정말로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다 맞는 말인데, 정말로 맞는 말인데..우째
옳은 말만 골라하는 무왕이 어찌나 징~하게 느껴지던지..
그래서..거기, 너같은 놈 없는 거기에 차라리 혼자 가고 말겠다는 기루가
이해가 마구 되었지 몹니까~~~^ㅋ^;;
"그래, 너 잘났다~ 증말~~얄미운 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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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리

March 25, 2006
*.132.64.66

그래두.. 吳脫子를 찾으시니~~

(1) 제 2 줄 - "하셨답니다" --> "하셨다네"
(2) 제 8 줄 - "죽이러 왔어, 죽으러 왔어?" --> "죽으러 왔어, 죽이러 왔어?"
(3) 제 14 줄 - "주군으로 섬기지도 않았어" -->"주군으로 삼지도 않았어"
(4) 제 29 줄 - "자신의 영달을 위해" --> "자신의 영달을 원해"
(5) 제 33 줄 - "모든 사람들에 버림받을 정도로 큰 죄가 뭐야!"
--> "모든 사람들에게 버림받을 정도로 지은 큰 죄가 뭐야!"
(6) 제 41 줄 - "견물" -->"경물"

이상이옵니다만~..
모두모두 사소한 것들이옵니다, 쥔장마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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