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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 : 야! 나 바뻐 죽겠다는데 왜 찾아와?
은호 : 점심 좀 같이 먹겠다는데, 그것도 그렇게 비싸니?
동진 : 나 오늘 저어 감사에, 정리에, 뭐 저 할 일이 만땅이야.
   밥 먹을시간 없다니까 애는.
   왜 안하던 짓을 저, 날 잡아서 하고 그래?

(그 여자 앞에서 무릎까지 꿇더군요.
이동진씨는 절대 말하지 말라고 그랬지만, 은호씨는 알아야 될 것 같아서요.)

은호 :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점심 먹자.
   골라. 여기 메뉴판 어딨나?
동진 : 아아아 안돼. 나 바빠서 안돼.
   여기 오무라이스 맛있으니까 그거 저 먹고 가.
은호 : 아, 먹으라니까!
   아, 뭔 일이 그렇게 바쁜데, 사람 점심도 못 먹어?
   어 여긴 직원들 점심도 안 먹여?
   뭐 이런 놈의 직장이 다 있어?

   여기요!
서빙 : 네?
은호 : 먹어! 먹으라고!
동진 : 왜 밥을 안멕여, 애네는? 어?
   먹자, 어. 오무라이스 두 개 주세요.
서빙 : 네, 알겠습니다.
동진 : 맞는 말이지.

profile

보시리

June 28, 2006
*.231.231.22

..이 지구상에는 의외로 밥을 안 먹이는 그런 놈의 직장이 많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도, 우리를 숨가쁘게 하는 먼~놈의 일들은
도무지 우리에게 밥을 안 먹인다.

밥 먹는 일, 그 원초적 본능에 충실하려는 중요한 일.
상황과 본능 사이에 갖혀 오늘도 우리는
눈치밥을 일용할 양식 삼으며, 뒤척이는 위장을 도닥이고 있다.

세상에는 그런 슬픈 일들이.. 쌔고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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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