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참 좋은 곳에서 식사를 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Lalime's >라 했다.
은은한 조명..조용한 분위기에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담백하고 정겨운..
모두들 편안한 옷차림이고.
창가에 앉는 것보다, 창가에 앉은 사람들을 보기를 더 좋아하는 나는
안쪽 벽에 붙어 앉아있다.
음식이 맛이 있다...
정성이 배어난 그런 맛이 샐러드에도, 폭챂에도 잘 아우러져 있다.
요리사가 마음이 좋은 사람인가보다..하는 뜬금없는 생각을 한다.
괜스레 사람의 마음을 편중되게 하는 음악도 없고, 그저 나직나직한 대화의 소음들.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그 맛있음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싸아하게.
식사가 끝나고 커피를 마시며 내다 본 어두운 길에 느닷없이 나의 시선을 잡아 끄는 것이 있다.
< Not A Through Street - 막다른 길임 >
노오란 마름모판에 검은 테를 두른 표지판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이리로 들어와 봐야 지나갈 수 없으니까 다른 길로 가라는 친절의 표시이지만,
그 순간에는 ... 오지 마! 너 올 곳이 아니야, 그대로 돌아서!...하는
단호한 거부의 몸짓으로 읽혀졌다..
길 안쪽을 들여다 본다.
끝에 하얗고 나즈막한 펜스가 보인다..
내게 들어오지 말라고 막는 그 의지의 상징같이.
느닷없이 가슴이 냉기를 맞은 듯 막막해져 온다...
저 곳은 어떤 세계이길래...
나니아 연대기의 옷장이나, 스타게이트의 그런 문 같이..
현상과 다른 곳으로 통하는 입구는 있는 걸까..찾고 싶어진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볼 때,혹 내게도 저런 막다른 길의 표지판이 서있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