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Sep, 2005

한 사람의 수신자 - 김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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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사람의 수신자 ”  - 편지 19

  나는 너무 좋은 수신자를 만났어요

  한동안 말을 건네도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세상에서
  내 독백까지를 들어줄 수 있는
  오직 한 사람의 수신자를 만났어요

  우리는 눈빛으로 수신을 합니다
  어제의 상처 때문에 어두웠던 그늘을
  백주의 대낮에 들춰보이며
  웃을 수 있는 비밀스런 은신처를 보일 수 있는
  친절한 채널을 가지게 되었어요

  감추어둔 틀 속에서
  늘 뛰쳐나가고 싶었던 자유로움으로
  나를 해체합니다

  나를 가지세요
  바람처럼 놓여나
  어긋난 세상의 비틀거림을 전부 껴안고
  힘들어하는 나의 단단한 고통을 가지세요

  고통의 신음까지를 들어줄 수 있는
  나의 단 한 사람 수신자에게
  오늘 밤 온몸으로 가겠습니다


               김용옥 詩集(숲의 시.43)
            『 그리움을 채우는 기억 』중에서


아침 안개가 꽉 차오르던 아침이었습니다..
이제는 떠오른 태양빛에 다 타버렸지만.
가을임을 실감하게 해주는 주변 풍경들로 인해서..
가을 공기에 어우러지는 그런 편지가 써보고 싶던 차..
김용옥시인의 시를 우연히 읽고..감당할 수 없는 진동을 느낍니다..
가을엔 편지를 쓰겠다면서..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달라던..
가을만 되면 무책임하게 떠오르는 그 노래의 음성보다~
늘 뛰쳐나가고 싶은 자유로움으로 자신을 해체하겠다는 말이
오히려 얼마나 단정하게 개켜진 느낌인지..

함..저도 자유로움으로 풀어놔 봐야 것습니다..어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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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라고

October 01, 2005
*.131.40.186

보면 볼수록 정말 좋은 사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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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리

October 01, 2005
*.202.174.198

우왕~!! ...ㅡ.ㅜ...
요즘.. 사진찍기에 기죽어 있던 중인뎀~...감사.
이 댓글을 프린트 아웃해서.. 액자에 넣어 걸어놔야게따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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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린여기

October 01, 2005
*.214.159.144

ㅋㅋㅋ
예전에 디아블로란 게임을 할때 다크우드던가? 하는 그곳의 나무가 생각나는..ㅋ
그 밑을 지나가는 소서리스...ㅡㅡ;;
여유로움이 묻어나네요. 저 여유로움 속에 빠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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