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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공지영 자신이 딸에게 보냈던 편지를 모아놓은 형식이다.

삶을 바라보는 자세가 맘에 쏙 드는데, 여러 책의 글을 인용하며

딸에게 가르치려는 강요보다 진솔함으로 하고픈 이야기를 펼쳐가는 듯.

소개되는 글귀의 책마다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편지 마지막에 ‘오늘은 꼭 수영하러 가야겠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나도 매일 ‘오늘은 꼭 운전면허 도로주행을 예약해야겠다’고 되뇐다.



뉘우치는 듯이 무릎을 꿇었지만 그건 조용한 생활을 위해 내가 연출해야 하는 수많은 공연들 중의 하나였다. p.11

그래도 모두가 살아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오르막은 다 올라보니 오르막일 뿐인 거야. 가까이 가면 언제나 그건 그저 걸을 만한 평지로 보이거든.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눈이 지어내는 그 속임수가 또 우리를 살게 하는지도 모르지. p.15

시험이 문제가 아니라, 그 결과가 나올 무렵, 네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 네 자신을 싫어하게 될까봐 사실은 그것이 더 걱정이었던 거야. p.29

당신은 결코 누구도 신뢰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로지 그 사람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신뢰할 따름입니다. p.32


나는 네가 온전히 너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와 네가 사는 세상을 낯선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 p.64

일단(대게는 강제로) 멈추어 서면 그들은 앞으로 나가기만 하던 추진력을 하는 수 없이 밑으로 향하게 되어, 거기서 보통 사람은 도달할 수 없는 깊은 우물을 길어내게 되지. p.77

엄마는 네가 무엇이 될까라는 생각보다, 어떤 사람이 되어 어떤 생을 살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그런 젊은 날을 가지기를 바란다. 답은 그 과정 속에 있는 것이거든. p.81

우리 모두는 늘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배심원 석에 앉혀놓고, 피고석에 앉아 우리의 행위를 변명하고자 하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 p.101

사람들은 사건 때문에 혼란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사건에 대한 표상 때문에 혼란에 빠진다. p.104


내가 생각하기에 끔찍했던 불행들이 나를 분발시키고 나를 바른 자세로 살게 만들어주었던 거야. (중략) 나에게 있어 진정한 불행과 진정한 불운은 무었일까?
(중략)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계속 그것을 전가한다고 말이야. p.107

나는 메이 아줌마와 오브 아저씨를 만나 지낸 세월 자체가 죽어서 가는 천당이라고 여겼다. p.121

서로의 갈등이 팽팽할 때 우리가 그 문제 속에 몰두해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p.141

엄마가 돈을 숭배한다고 오해는 안 할 테니 더 이야기하지 않겠다만, 숭배하지 않는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다고 거부해버리는 것도 현실과 위배되는 거야. p.158

젊은 날의 고난이 사람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p.163

'우리의 동경이 현세에서 이루어지지 않아도,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를 우리가 바라는 대로 사랑하지 않아도, 우리를 배반하고 신의 없게 굴어도‘ 삶은 어느 날 그것이 그래야만 했던 이유를 가만히 들려주게 될 거라고. p.168

진정한 자존심은 자신에게 진실한 거야.
신기하게도 진심을 다한 사람은 상처 받지 않아. p.178


더 많이 사랑할까봐 두려워하지 말아라. 믿으려면 진심으로, 그러나 천천히 믿어라. 다만, 그를 사랑하는 일이, 너를 사랑하는 일이 되어야 하고, 너의 성장의 방향과 일치해야 하고, 너의 일의 윤활유가 되어야 한다. p.179

너를 부르는 곳으로 자유로이 떠나기 위해서는 네가 출석해야 하고 대답해야 하는 그보다 많은 날들이 그 밑바닥에 깔려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야. 매일 내딛는 한 발자국이 진짜 삶이라는 것을. p.237

봄날 심한 가뭄을 이겨내면
여름에 아무리 거센 태풍이 몰아쳐도
벼 줄기는 쓰러짐 없이 가을 이삭의 풍년을 약속한다. <요약함>
(중략)
그 천사들은 풀잎 하나마다에게,
나뭇잎 하나마다에게 이렇게 말할 지도 몰라.
지금 당신을 흔드는 바람, 지금 당신을 적시는 빗물,
지금 당신을 목마르게 하는 뜨거운 햇살은
다 당신을 자라게 하는 우주의 신비한 계획 중의 하나랍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힘을 내세요.
우리가 당신을 응원할게요! p.240~243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