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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Mar, 2008

즐거운 나의 집 - 공지영

머시라고 조회 수 1041 추천 수 0 목록





지방지에서 공지영 작가가 광주시내 서점에 온다는 기사를 봤다.

일과 후 날아가서 보고 싶었던 솜 같은 마음은 퇴근과 함께 물에 젖은 듯 무거워졌다.

이경(droopy)에게 전화가 왔다.

 '즐거운 나의 집' 안 샀는지 확인차, 사줄란가?ㅋㅋ

 

'온 우주의 찬 바람을 막는 따스하고 튼튼한 그런 가정 이루세요.'

싸인까지 받아왔다. 이왕 결혼했으니 행복하게 살라고? ^^

나처럼 경이를 비롯한 지인들도 빨리 '즐거운 나의 집'을.

영화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의 마지막 장면을 생각했다.

 

 

사람들은 알까? 눈총이라는 단어에 왜 '총'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지를. p.7

나는 아직도 아빠와 엄마가 왜 헤어졌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중략) 내가 그 이유를 듣고 나면 아빠와 엄마 둘 중의 하나를 정말로 영영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p.14

엄마는 엄마 자신한테 미안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잖아. p.15

세상에 좋은 결정인지 아닌지, 미리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어떤 결정을 했으면 그게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노력하는 일뿐이야, p.17

지명은 대지 위에 세워진 하나의 기호가 아니라 상처의 다른 이름이라고. p.24

그 모든 나에 대한 기억을 언제나 바라보던 하늘은 흐려 있었다. p.25

아파트가 검은 바다를 떠도는 커다란 배처럼 느껴졌다. p.38

행복한 집은 고만고만하게 행복하지만 불행한 집은 가지가지로 불행하다. p.51

진실이 스스로를 드러낼 시간을 자꾸만 뒤로 미루어서 우리에게 진정한 용서를 빼앗아갈 수 있으니까. p.57

얼굴이 예쁘게 태어난 여자가 꾸미는 여자 못 따라가고 머리 좋은 애가 노력하는 애 못 따라간다고. p.73

결혼한 여자의 얼굴에는 빛이 없거든. (중략) 반짝반짝하는 빛 같은 것은 본 적이 없었다. p.76

자기 자신이 얼마나 자신으로 살아가는가의 문제야. p.77

맘속에 나쁜 열기가 가득하면 온몸의 물기가 다 말라버려서 울지도 못해. p.81

하긴 어려우니까 좋은 책에 씌어 있었겠지만 말이다. p.101

위녕, 행복이란 건 말이다. 누가 물어서 네,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란다. 그건…… 죽을 때만이 진정으로 대답할 수 있는 거야. 살아온 모든 나날을 한 손에 쥐게 되었을 때 할 수 있는 말이지. p.105

아저씨는 보병이어서 군대에서 너무 많이 걸었거든. 그래서 제대할 때 결심을 했지. 사회에 나가면 돈 많이 벌어서 삼 보 이상은 꼭 승차를 하겠다고 말이야. (중략) 삶이란 건 참 이상하다. 어느 것도 지속되지 않는다. (중략) 오래도록 고통 방아온 자가 이제 막 고통 받으려는 자에게 보내는 그런 연민을 담고 있었다. p.107

위념, 별들이 쏟아져 내린다. 캔 맥주가 달콤한 건 별 그림자가 그 곳에서 별사탕이 되었기 때문인가봐. ^^ p.112

그래도 위녕 에미야, 미모는 챙겨야 한다, 응? p.123

그 선생님은 언제나, 내게서 불행의 기미만을 찾아내고 싶어했다. p.130

살아 있는 것들은 다 겁이 나서…… 겁이 나서, 금붕어 한 마리 키우고 싶지 않았거든 p.149

어떤 표정을 지어야 상대방이 상처를 입지 않을까 하는 그런 배려이기도 (중략) 세상에는 부모가 이혼해서 불행한 아이들도 많지만 부모가 이혼하지 않아서 불행한 아이들도 많다.  p.152

이불 속에서도 다시금 나를 덮치는 어둠이 느껴졌고 p.167

내 슬픔 하나를 두고, 그것에 정신이 팔려, 그것으로 모든 것을 정당화시킨 채로 우리는 또 얼마나 남의 상처를 헤집는 것일까. (중략) 자극과 반응 상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는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이 있다. 우리의 성장과 행복은 그 반응에 달려 있다. p.177~179

다윗의 좋은 점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게 아니라, 자신의 행동이 잘못인 줄 알았을 때, 바로 반성하는 거야 p.205

손을 잡아 일으켜주어서 함께 손을 잡고 달리다가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p.216

스님,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습니까? 하고 그랬더니 그 스님이 대답하더구나. 앉아 있을 때 앉아 있고, 일어설 때 일어서며 걸어갈 때 걸어가면 됩니다. (중략) 당신은 앉아 있을 때 일어날 것을 생각하고 일어설 때 이미 걸어가고 있습니다. p.225

네가 원하는 것을 해라. 괜찮아……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하는 자유는 인내라는 것을 지불하지 않고는 얻어지지 않는다. (중략)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그것을 포기해야 하는 과정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p.228

사랑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심판이 아니라, 때로는 정의보다는 사랑이고 이해라는 것 p.257

가장 절망적인 상황이 가장 극적으로 희망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p.262

열린 방문 뒤로 갓 구운 핫케이크 냄새가 엄마를 따라 들어왔고 p.293

네 아빠는 엄마를 사랑했었단다. 네 외할아버지도 엄마를 사랑했었지. 몹시도 사랑했단다. 하지만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그랬던 거야. 다른 것이 틀린 것이라고 믿었던 거야. (중략) 성모마리아가 존경을 받는 이유는 그녀가 구세주를 낳았기 때문이 아니란 걸 엄마는 그제야 깨달아버렸다. 달빛 아래서 엄마는 거실 바닥에 엎디었지. 그녀가 존경을 받는 이유는 그녀가 그 아들을 죽음에 이르도록 그냥, 놔두었다는 거라는 걸, 알게 된 거야. p.336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