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Jun, 2007

김정란 - 눈물의 방

보시리 조회 수 6838 추천 수 0 목록
□□□□□□□□□□□□□□□□□□□□□□□□□□□□□□□□□□□□□□

   눈물의 방

   눈물 속으로 들어가 봐
   거기 방이 있어

   작고 작은 방

   그 방에서 사는 일은
   조금 춥고
   조금 쓸쓸하고
   그리고 많이 아파

   하지만 그곳에서
   오래 살다 보면
   방바닥에
   벽에
   천장에
   숨겨져 있는
   나지막한 속삭임소리가 들려

   아프니? 많이 아프니?
   나도 아파 하지만
   상처가 얼굴인 걸 모르겠니?

   우리가 서로서로 비추어 보는 얼굴
   네가 나의 천사가
   내가 너의 천사가 되게 하는 얼굴

   조금 더 오래 살다 보면
   그 방이 무수히 겹쳐져 있다는 걸 알게 돼
   늘 너의 아픔을 향해
   지성으로 흔들리며
   생겨나고 생겨나고 또 생겨나는 방

   눈물 속으로 들어가 봐
   거기 방이 있어

   크고 큰 방


□□□□□□□□□□□□□□□□□□□□□□□□□□□□□□□□□□□□□□


더위 속에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숨죽여 있다보면 더위가 객관화 됩니다.

움직이지 않고 눈물의 방 안에서 가만~히 숨죽여 있다보면 눈물이..
뜨거운 날의 찬 음료수병에 맺히는 물방울같이 객관적으로 보이게 될까가 궁금.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50 함민복 - 긍정적인 밥 보시리 2007-05-27 7689
49 김용택 - 그 강에 가고 싶다 file 보시리 2007-05-30 9701
» 김정란 - 눈물의 방 보시리 2007-06-01 6838
47 신달자 - 불행 보시리 2007-06-03 9014
46 오상순 - 짝 잃은 거위를 곡(哭)하노라 [3] 보시리 2007-06-06 13829
45 함민복 - 산 file 보시리 2007-06-08 7788
44 홍윤숙 - 과객 file 보시리 2007-06-18 6870
43 기형도 - 바람은 그대 쪽으로 file 보시리 2007-06-25 15793
42 김정란 - 기억의 사원 file [2] 보시리 2007-07-11 6963
41 유지소 - 박쥐 file 보시리 2007-07-28 7094
40 박남희 - 이카루스식 사랑법 [1] 보시리 2007-08-06 7811
39 정윤천 - 천천히 와 보시리 2007-08-13 15016
38 최문자 - Vertigo 비행감각 보시리 2007-08-26 7230
37 윤성학 - 마중물 file 보시리 2007-09-10 7345
36 이성복 - 물가에서 머시라고 2007-09-16 16759
35 안현미 - 비굴레시피 보시리 2008-01-09 7734
34 천양희 -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2] 보시리 2008-01-21 6941
33 김정란 - 말을 배운 길들 보시리 2008-02-25 16771
32 황지우 -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file [11] 보시리 2008-04-26 33640
31 구상 - 꽃자리 [7] 머시라고 2008-05-26 11337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