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Apr, 2007

문정희 - 고독

보시리 조회 수 6975 추천 수 0 목록
□□□□□□□□□□□□□□□□□□□□□□□□□□□□□□□□□□□□□□

   고독

   그대 아는가 모르겠다

   혼자 흘러와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처럼

   온몸이 깨어져도
   흔적조차 없는 이 대낮을
   울 수도 없는 물결처럼
   그 깊이를 살며
   혼자 걷는 이 황야를

   비가 안 와도
   늘 비를 맞아 뼈가 얼어붙는
   얼음 번개

   그대 참으로 아는가 모르겠다


□□□□□□□□□□□□□□□□□□□□□□□□□□□□□□□□□□□□□□


고독..의 말 뜻을 잘 모릅니다.

혼자 있는 것이 고독의 의미가 아니었기 때문에,
혼자는 내가 나와 상관하는 시간.
내가 나와 교류하는 시간.

누가 나와 같이 있거나 같이 있지 않다고 하여도
그것은 고독이라는 뜻과 무관하였기 때문에..
학습한 일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비가 오지 않았는데 얼음 번개가 내리 꽂혔습니다.
그 얼음칼날의 순간적인 세례는
그 후, 등줄기 어딘가에 얼음파편을 남긴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것처럼
울음이 없는 하얀 대낮에
마치 신경통처럼 간간히 저려오는 냉기.

그것의 이름을 이제야 배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50 유지소 - 박쥐 file 보시리 2007-07-28 7094
49 안도현 - 제비꽃에 대하여 [1] 보시리 2005-05-12 7074
48 나희덕 - 입김 file 머시라고 2005-01-20 7074
47 김용택 - 그리움 박찬민 2003-05-27 7074
46 안도현 - 겨울 강가에서 [1] 머시라고 2005-03-24 7065
45 안도현 - 어둠이 되어 [2] 박찬민 2003-08-19 7007
44 도종환 - 어떤 편지 머시라고 2004-02-18 7006
43 윤동주 - 참회록懺悔錄 머시라고 2004-12-05 7004
42 안도현 - 별 머시라고 2004-04-16 6998
» 문정희 - 고독 보시리 2007-04-29 6975
40 김정란 - 기억의 사원 file [2] 보시리 2007-07-11 6963
39 안도현 - 섬 [1] 보시리 2007-05-06 6960
38 천양희 -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2] 보시리 2008-01-21 6939
37 홍윤숙 - 과객 file 보시리 2007-06-18 6869
36 고정희 - 사랑법 첫째.. [3] 보시리 2005-02-21 6861
35 나희덕 - 사라진 손바닥 머시라고 2005-01-10 6848
34 김정란 - 눈물의 방 보시리 2007-06-01 6838
33 류시화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박찬민 2003-06-10 6825
32 천양희 - 좋은 날 보시리 2007-05-21 6738
31 박남수 - 아침 이미지 보시리 2007-04-30 6726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