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Aug, 2004

윤동주 - 길

머시라고 조회 수 7714 추천 수 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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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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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적인 모습으로,, 좀더 가치있는,,
좀더 좋은 것을 얻고자 하면서 잃어왔던 것들,,
소중한 것인지 아닌지,, 잃어버린건지 아닌지,,
잃었다면 무얼 어디다 잃어버렸는지
매 순간의 선택에서,, 가지 않은 길,,
그 길로 갔다면,,
지금은 잃은 상태인 것이, 잃지 않은 상태에 있을런지,,
지금 얻은 것이 얻지못한 상태에 놓여, 간절히 얻고 싶어하진 않을런지,,
가진 것 모두를 내놓더라도 얻고 싶은 것을 지금 가지고 있진 않은지,,
그럴지도 모르는데,, 나는 매번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잃은 것을 느끼지 못하는 세상은 없는지,,

profile

ㅂ ㅅ ㄹ

December 30, 2004

-..어떤 글..-
< 시인은 풀 한포기 자랄 수 없는 불모의 현실에서 이상적 자아을 지향하지만
그 자아는 담 저쪽의 세계에 있다..곧 현실에 부재한다..시인은 혼과 현실의
경계선에 서서, 불모의 현실과 경쟁관계를 우지하면서부재하는 이상적 자아를
지향한다..이로인해 시인은 혼으로 좁혀진 의식을 확장시켜 현실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이전에 동시적 자아을 지향할 때 현실은 두려운 곳이 된다.
하지만 동시적 자아를 질적으로 변용시켜보다 성숙되 자아를 지향하는 지금
시인은 이제 현실을 더 이상 두려운 곳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대신 이상적 자아를
불가능하게 하는 현실의 요소가 무엇인지를 탐구하게 되는데 그 탐구의 결과가
역사적 자아와의 만남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훌륭한(~!) 해석을 저라면 바라지 않겠어요..
저라면..나의 시를 벗들이 읽고, 사랑하고, 눈물 흘리고, 삶을 다시한번 바라보는
작은 구름다리 되게 할 수 있음을 훨씬 기뻐 할 꺼 같은데...
시인이 내려다보며 ...?????...먼 소리래~?..할 꺼 같아요..

머시라고님의 글이 훨~많이 와닿는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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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