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May, 2005

도종환 - 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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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기 >

  새 한마리 젖으며 먼 길을 간다
  하늘에서 땅끝까지 적시며 비는 내리고
  소리내어 울진 않았으나
  우리도 많은 날 피할 길 없는 빗줄기에 젖으며
  남모르는 험한 길을 많이도 지나왔다

  하늘은 언제든 비가 되어 적실 듯 무거웠고
  세상은 우리를 버려둔 채 낮밤없이 흘러갔다
  살다보면 매지구름 걷히고 하늘 개는 날 있으리라
  그런 날 늘 크게 믿으며 여기까지 왔다

  새 한마리 비를 뚫고 말없이 하늘 간다.

*mosirago수정:0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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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비가 퍼붓더니..사그라들고 있습니다..

저녁 때쯤 응급 호출이 와서 대기하고 있다가
밤 아홉시가 넘어서 나섰습니다..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달리는데.. 가로수들이 휘청댑니다..
문득..
사는 것이 그렇구나..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쏟아지는 빗 속을 가야 하는 때가 있는 거구나..
가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정말 싫다면.
그렇지만 가기로 선택 합니다..

항상 우리 앞에 놓이는 다른 갈래 길들.
서로 다른 미래로 통하는 길들..

젖은 날개가 무겁습니다..비의 끝이 보이지도 않고..
그래도..하늘 개는 날..
그런 날 크게 믿으며 비를 뚫고 말 없이 하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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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