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Mar, 2010

최원정 -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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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수유

  귓바퀴 뒤에 손바닥을 오목하게 모아
  마치, 소라처럼 만들어 보았지요
  어쩌면 굴뚝새 소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만 드네요

  아이참, 그게 아닌가 봐요
  노란 봄이
  튀밥처럼 터지고 있지 뭐예요

  문득,
  님의 소식 궁금하기에
  그 튀밥마다 하나 가득
  제 안부를 묻혀 놓았어요

  나, 잘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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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옛농담중에 그런 것이 있지요.
미국으로 이민오신 어느 분이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가 작지 않았던 터라, 차 안을 들여다보던 경찰 아저씨가 이마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그를 향해 물었습니다.

  Sir, are you okay?

아직 낯설기만한 영어를 접할 때마다 아직도 바짝 긴장이 되곤하는 이 사람은
그동안 머리속에서 거쳐왔던 영어숙어들을 휘저어 재빨리 대답을 끄집어 냈습니다.

  I'm fine. Thank you..
  And you?

동서를 막론하고 우리는 만나면 별뜻없이 안녕하시냐고, 또는 별고 없으시냐고 묻고,
그에 답하는 사람 역시 관계의 숙성도에 따라서 왠만하면 거의 대부분.. 반사작용처럼
잘 지낸다고 대답을 합니다.

그러나, 평소 친분이 두텁고 허물없는 사이라면, 조금 전 바로 앞 사람에게
I'm fine, thank you 라 대답하던 것이 무색하게 시시콜콜 엄살반 투정반으로
얼마나 요즘 산다는 일이 빡세며 고해苦海인지 줄줄이 넉두리가 시작되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어떻게 지내세요?  ^^


profile

머시라고

March 15, 2010

I'm fine, thank you. ㅋ
감당해낼 수 있을까, 그만 끈을 놓아버릴까.
복잡한 머리 속과 엉켜버린 관계들.
할일을 잔뜩 쌓아두고 드라마 명장면만 뒤적이고 있습니다.
힘들면 힘들다고 하는거야. 힘들면 힘들다고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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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