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Apr, 2003

정호승 - 또 기다리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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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내용입니다.

왜 이렇게 안 오지?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지금 저희 고객의 사서함으로 연결해 드리~@#$%$%
아~ 띱때끼. 전화도 안 받고~~~

우리는 너무 조급하게 살고 있는것 같다.
친구를 만날때도 그 친구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항상 확인해야 초조함이 덜해진다.

내가 기다리는 시간이 손해보는 느낌으로 이어지고
짜증속에서 보상받을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늦게 온 친구가 미안하다며 다가오면
크게 '괜찮아~'하며
작게 '띱때끼야'를 외친다. ^^;

5일장이 설때마다 '다음 장날 보세~' 하며 만나던
아주 옛날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친구란 의미속에는 '기다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문득 친구가 늦게 올때,
친구가 자신의 위치를 잃어가며 헤메이고 있을때,
그가 빨리 오기를, 빨리 돌아오기를 기다려보며
이 시를 떠올린다.

사랑을 한다면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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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다리는 편지>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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