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Jul, 2003

도종환 - 해마다 봄은 오지만

박찬민 조회 수 5865 추천 수 0 목록
***************************************************

[ 해마다 봄은 오지만 ]

풀빛이 짙어오니 서러움도 짙습니다
모든 것이 다 돌아오는데도
당신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옷고름을 끄르고
당신에게 다 쏟아주고픈
겨우내 기다려온 내 마음을
받아줄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해마다 맑은 빛을 거느리고 봄은 오지만
올해도 당신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

맑은 빛을 거느리고 왔던 봄에
돌아오지 않음이 미안해서일까
여름의 시작과 함께 스무날이 다 되도록
반가워야할 잠시잠깐의 맑음마저 찝찝하게 표현되는 비가
내리는 것 같다. 여름날 답답하게

그래서 나는 바보 같다.

해마다 봄은 오지만
해마다 봄은 간다.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10 김종삼 - 어부 [10] 보시리 2011-10-01 12453
9 유재두 - 풀은 풀이라고 불렀으면 file 보시리 2011-10-24 17118
8 김춘수 - 西風賊 file [1] 보시리 2012-01-02 15143
7 구상 - 그 꽃 보시리 2012-01-31 5518
6 김재진 - 보일러 file [2] 보시리 2012-06-26 15939
5 다카무라 고타로 - 도정 file 머시라고 2013-07-17 12558
4 문태준 - 思慕 file 보시리 2013-10-19 8670
3 백학기 - 오랜만에 쓴 편지 file 보시리 2013-11-13 6079
2 김수영 - 슬픔이 하나 보시리 2014-04-21 12565
1 김정란 - 눈물의 방 보시리 2014-05-05 9013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