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Jul, 2003

이정하 -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박찬민 조회 수 6527 추천 수 0 목록
□□□□□□□□□□□□□□□□□□□□□□□□□□□□□□□□

♧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는 내가 지칠 때까지
끊임없이 그대를 기억하고
그리워할 것입니다.
그대를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에 간직하기 위해서.

또 더 이상 아파해야 할 것이 없어질 때까지
그대와 함께한 추억을 샅샅이 끄집어내어
상처받을 것입니다.
사랑을 원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아픔에 무감각해지기 위해서.

□□□□□□□□□□□□□□□□□□□□□□□□□□□□□□□□

이제 완전한 무감각으로 거듭났다고 단정할수는 없지만
그 아픔에 무감각해졌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감각기관이 마비되었다거나
살이 굳어졌다는 말은 아닙니다.

때리거나 찌르면 여전히 아프겠지요.

하지만 그런 종류의 아픔이
내가 살아가는데
더 이상 힘겨움의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List of Articles
sort

나희덕 - 비에도 그림자가

정끝별 - 그만 파라 뱀 나온다 [2]

박상순 - 네가 가는 길이 더 멀고 외로우니

류시화 - 목련

김재진 - 보일러 file [2]

박우복 - 들꽃 편지 file

이정하 - 그를 만났습니다

도종환 - 가을비 file [1]

이성복 - 물가에서

김정란 - 말을 배운 길들

최형심 - 2250년 7월 5일 쇼핑목록 file [2]

예이츠 - 이니스프리의 호수섬 file [1]

정호승 -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file [1]

유재두 - 풀은 풀이라고 불렀으면 file

원태연 -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이정하 - 사랑의 우화

박노해 - 굽이 돌아가는 길

박제영 - 거시기

고정희 - 상한 영혼을 위하여 [3]

장이지 - 용문객잔 file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