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Jan, 2005

김재진 - 너를 만나고 싶다

보시리 조회 수 6465 추천 수 0 목록
□□□□□□□□□□□□□□□□□□□□□□□□□□□□□□□□□□□□□□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선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스스로 그어 둔 금 속에 고정된 채
시멘트처럼 굳었거나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헤치고
너를 만나고 싶다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 미소 하나로
모든 걸 녹여버리는
그런 사람..
가뭇한 기억 더듬어 너를 찾는다
스치던 손가락의 감촉은 어디 갔나..
다친 시간을 어루만지는
밝고 따사롭던 그 햇살
이제 너를 만나고 싶다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
때로 타오르는 증오에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내 못된 인간을 용납하는 사람
덫에 치여 비틀거리거나
어린아이처럼 꺼이꺼이 울기도 하는
내 어리석음 그윽하게 바라보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너를 만나고 싶다..


□□□□□□□□□□□□□□□□□□□□□□□□□□□□□□□□□□□□□□

엊그제는 날씨가 너무나 포근하더니...
문 밖의 공기가 더 따사롭드니...
한적한 주택가를 따라내려오는 길에서 연분홍빛  벚꽃 떨기를 만났습니다..
꽃떨기가 차갑게 굳어있던 공기를 헤치며..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미소로
그윽하게 마주 봐 주었습니다.. 괜시리 설레이게...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30 나희덕 - 비에도 그림자가 머시라고 2005-01-31 15810
29 정끝별 - 그만 파라 뱀 나온다 [2] 보시리 2009-12-09 15877
28 박상순 - 네가 가는 길이 더 멀고 외로우니 보시리 2007-04-19 15901
27 류시화 - 목련 머시라고 2003-04-15 15931
26 김재진 - 보일러 file [2] 보시리 2012-06-26 15934
25 박우복 - 들꽃 편지 file 보시리 2005-06-10 16017
24 이정하 - 그를 만났습니다 박찬민 2003-04-09 16064
23 도종환 - 가을비 file [1] 머시라고 2004-11-01 16468
22 이성복 - 물가에서 머시라고 2007-09-16 16759
21 김정란 - 말을 배운 길들 보시리 2008-02-25 16771
20 최형심 - 2250년 7월 5일 쇼핑목록 file [2] 보시리 2008-10-13 16972
19 예이츠 - 이니스프리의 호수섬 file [1] 보시리 2009-09-24 16978
18 정호승 -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file [1] 머시라고 2004-04-03 17026
17 유재두 - 풀은 풀이라고 불렀으면 file 보시리 2011-10-24 17116
16 원태연 -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머시라고 2003-04-02 17276
15 이정하 - 사랑의 우화 머시라고 2003-04-09 17551
14 박노해 - 굽이 돌아가는 길 보시리 2005-05-14 18892
13 박제영 - 거시기 보시리 2010-03-20 19811
12 고정희 - 상한 영혼을 위하여 [3] 보시리 2005-02-19 19970
11 장이지 - 용문객잔 file 보시리 2009-03-22 21019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