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Jan, 2005

김재진 - 너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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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선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스스로 그어 둔 금 속에 고정된 채
시멘트처럼 굳었거나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헤치고
너를 만나고 싶다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 미소 하나로
모든 걸 녹여버리는
그런 사람..
가뭇한 기억 더듬어 너를 찾는다
스치던 손가락의 감촉은 어디 갔나..
다친 시간을 어루만지는
밝고 따사롭던 그 햇살
이제 너를 만나고 싶다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
때로 타오르는 증오에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내 못된 인간을 용납하는 사람
덫에 치여 비틀거리거나
어린아이처럼 꺼이꺼이 울기도 하는
내 어리석음 그윽하게 바라보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너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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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는 날씨가 너무나 포근하더니...
문 밖의 공기가 더 따사롭드니...
한적한 주택가를 따라내려오는 길에서 연분홍빛  벚꽃 떨기를 만났습니다..
꽃떨기가 차갑게 굳어있던 공기를 헤치며..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미소로
그윽하게 마주 봐 주었습니다.. 괜시리 설레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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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