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Sep, 2007

윤성학 - 마중물

보시리 조회 수 7345 추천 수 0 목록


□□□□□□□□□□□□□□□□□□□□□□□□□□□□□□□□□□□□□□

   마중물

   참 어이없기도 해라
   마중물, 마중물이라니요

  마중물 : 펌프로 물을 퍼올릴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먼저 윗구멍에 붓는 물
  (문학박사 이기문 감수 「새국어사전」제4판, 두산동아)

   물 한바가지 부어서
   열길 물 속
   한길 당신 속까지 마중 갔다가
   함께 뒤섞이는 거래요
   올라온 물과 섞이면
   마중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텐데
   그 한 바가지의 안타까움에까지
   이름을 붙여주어야 했나요
   철렁하기도 해라
   참 어이없게도



□□□□□□□□□□□□□□□□□□□□□□□□□□□□□□□□□□□□□□


철렁~ 하는 마음에..
차마 할 말을 잇지 못하고

굳이 붙여진 이름이라지만,
이름의 의미가 더 이름에게 손내미는 이름.
마/중/물이라..

그 마중이 없었더라면
역사의 한 줄이 기록되지도 않았을,
순간의 손내밈이 가시연처럼 잎을 찌르며 피어나지도 않았을,
그 마중물이 아니었더라면..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150 류시화 - 길 위에서의 생각 [2] 박찬민 2003-05-26 7471
149 김용택 - 그리움 박찬민 2003-05-27 7074
148 심 훈 - 그 날이 오면 머시라고 2003-06-02 6428
147 이문재 - 거미줄 [1] 박찬민 2003-06-03 9521
146 김현승 - 고독 [1] 박찬민 2003-06-06 15040
145 류시화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박찬민 2003-06-10 6826
144 김춘수 - 꽃 [2] 박찬민 2003-06-12 7584
143 정현종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1] 박찬민 2003-06-23 7594
142 황다연 - 제비꽃 [4] 박찬민 2003-06-23 5942
141 도종환 - 해마다 봄은 오지만 박찬민 2003-07-12 5865
140 이정하 -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박찬민 2003-07-23 6527
139 정호승 - 별똥별 박찬민 2003-07-28 7496
138 안도현 - 단풍 박찬민 2003-08-14 15498
137 안도현 - 어둠이 되어 [2] 박찬민 2003-08-19 7007
136 임우람 - 꽃밭 박찬민 2003-08-19 7585
135 한승원 - 새 박찬민 2003-08-29 5998
134 류시화 - 나무 [1] 머시라고 2004-02-05 14227
133 도종환 - 어떤 편지 머시라고 2004-02-18 7007
132 정호승 - 달팽이 [1] 머시라고 2004-03-11 6587
131 천상병 - 강물 머시라고 2004-03-15 6475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