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May, 2005

박노해 - 굽이 돌아가는 길

보시리 조회 수 18893 추천 수 0 목록
□□□□□□□□□□□□□□□□□□□□□□□□□□□□□□□□□□□□□□


올곧게 뻩은 나무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아름답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다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 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 박 노 해 -


□□□□□□□□□□□□□□□□□□□□□□□□□□□□□□□□□□□□□□

박노해님의 글이 아니라면..아마도
한번쯤.. 딴지를 걸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박노해님의 삶을 병아리 눈물만큼.. 알기 때문에
딴지를 걸지 않아도 되고 그것이 고마와집니다..
이 글이 적어도 흔하게 읇조리는 구태의연이 아닐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생의 팍팍함에.. 힘을 보태 받을 수 있나 봅니다..

그분도 곧은 길의 편함을..
빛나는 길의 즐거움을 무시해서가 아니라는 거..

앞에 있는 굽은 길 위에 친구가 서서 기다린다네~~^^*~
List of Articles
sort

구상 - 그 꽃

도종환 - 해마다 봄은 오지만

황다연 - 제비꽃 [4]

한승원 - 새

백학기 - 오랜만에 쓴 편지 file

도종환 - 꽃다지

천양희 - 희망이 완창이다

최옥 - 그대에게 닿는 법

유지소 - 별을

유지소 - 늪

제프 스완 - 민들레 목걸이

신경림 - 가난한 사랑의 노래 file [2]

주근옥 - 그 해의 봄 file

안도현 - 강 [2]

심 훈 - 그 날이 오면

남유정 - 마음도 풍경이라면

김재진 - 너를 만나고 싶다

천상병 - 강물

정호승 - 물 위에 쓴 시 [1]

정호승 - 나뭇잎을 닦다 [1]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