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Jun, 2007

홍윤숙 - 과객

보시리 조회 수 6870 추천 수 0 목록


□□□□□□□□□□□□□□□□□□□□□□□□□□□□□□□□□□□□□□

      과객

     -누군가 등 뒤에서 나를 보고 있다
     보지 않아도 그 눈길이 깊고 슬픔을 안다-

     담장에 줄장미 시든 꽃 그림자
     우물처럼 고인 햇살 웅덩이
     모두 세기의 종말처럼 고요하다

     -그는 조금씩 어디론가 이동한다
     한시도 머물 수 없는 과객이다-

     지다가 남은 각씨 둥글레 빛바랜 꽃떨기
     무겁게 떨어지는 소리 땅에 울리는 하오

    -돌아보니 그의 모습 저만치 멀어지고
     이 봄도 그렇게 우리는 이별한다 한마디 말도 없이-


□□□□□□□□□□□□□□□□□□□□□□□□□□□□□□□□□□□□□□


해는 태평양을 향해 침몰해가는데, 저녁 바람 속에 흩어져 떠내려가는
저 색소폰 소리.. 마음을 저미고 헤쳐놓던 그 음률이 지금도 휘돌아치는 착각.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누구에게 헌정하는 걸까.
..울음이 묻어나던 멜로디였는데.

우리는 모두 어느 면에서는 과객이고 아웃사이더입니다.
그 말의 뜻은 우리를 외롭게 하지만 평안하게도 합니다.
묵연스님 말처럼, 다 바람이야..


List of Articles
profile 유지소 - 박쥐 file 7094 7094
Posted by 보시리 January 16, 2018 - 15:01:27
0 댓글
profile 김정란 - 기억의 사원 file 6963 6963
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xiaoke June 21, 2018 - 12:22:06
2 댓글
profile 기형도 - 바람은 그대 쪽으로 file 15793 15793
Posted by 보시리 August 03, 2015 - 22:46:14
0 댓글
profile 홍윤숙 - 과객 file 6870 6870
Posted by 보시리 August 03, 2015 - 08:35:45
0 댓글
profile 함민복 - 산 file 7786 7786
Posted by 보시리 August 13, 2018 - 11:13:14
0 댓글
profile 오상순 - 짝 잃은 거위를 곡(哭)하노라 13829 13829
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jinyizhixia May 16, 2018 - 01:02:22
3 댓글
profile 신달자 - 불행 9012 9012
Posted by 보시리 August 13, 2018 - 17:49:22
0 댓글
profile 김정란 - 눈물의 방 6838 6838
Posted by 보시리 August 03, 2015 - 15:19:18
0 댓글
profile 김용택 - 그 강에 가고 싶다 file 9696 9696
Posted by 보시리 August 13, 2018 - 19:15:10
0 댓글
profile 함민복 - 긍정적인 밥 7688 7688
Posted by 보시리 July 21, 2017 - 22:48:23
0 댓글
profile 문병란 - 돌멩이 (반들반들) 7222 7222
Posted by 보시리 October 08, 2013 - 12:44:11
0 댓글
profile 천상병 - 나무 (기다, 아니다) file 7291 7291
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linpingping January 16, 2018 - 22:53:34
3 댓글
profile 천양희 - 좋은 날 6738 6738
Posted by 보시리 July 04, 2018 - 20:47:09
0 댓글
profile 장정일 - 내 애인 데카르트 6533 6533
Posted by 보시리 August 03, 2015 - 08:58:51
0 댓글
profile 유지소 - 별을 6235 6235
Posted by 보시리 April 07, 2016 - 10:24:00
0 댓글
profile 박성우 - 도원경(桃源境) 14148 14148
Posted by 보시리 May 11, 2007 - 22:27:52
0 댓글
profile 천양희 - 외딴 섬 6700 6700
Posted by 보시리 September 02, 2017 - 06:05:15
0 댓글
profile 안도현 - 섬 6961 6961
Posted by 보시리 Latest Reply by abc August 13, 2018 - 15:20:18
1 댓글
profile 박남수 - 아침 이미지 6726 6726
Posted by 보시리 July 04, 2018 - 22:52:26
0 댓글
profile 문정희 - 고독 6975 6975
Posted by 보시리 January 16, 2018 - 17:23:32
0 댓글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