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May, 2007

안도현 -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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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섬에 한 번 가봐라, 그곳에
   파도소리가 섬을 지우려고 밤새 파랗게 달려드는
   민박집 형광등 불빛 아래
   혼자 한 번
   섬이 되어 앉아 있어 봐라
   삶이란 게 뭔가
   삶이란 게 뭔가
   너는 밤새도록 뜬눈 밝혀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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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국에서 일하고 있던 때는
휴일마다 책 두어 권과 노트를 밀어넣은 가방을 둘러메고 집을 나섰습니다.

쪼끄만게 간땡이가 부었다는 친구들의 말은 귓등으로 넘겨버리고,
솔직히 살~짝 겁나라..하는 마음 속의 소리는 음악으로 주질러 누르면서
민박조차도 꽤 많이 하고 그랬습니다.

그 흔들리는 민박집 형광등 아래서
인생이 무엇이고, 그 홀로 파랗게 날밤을 밝히는 시간의 의미는 과연 무언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삶의 연륜이 알팍한 그 시점에서는
알아지는 것이 도무지 없었습니다. 그저 뿌옇게 막연한 두려움 뿐.

친절하신 할머니께서 찐 고구마를 슬쩍 들여놓아주셨던 곳은
원주, 치악산 자락 아래였고,
주인집에서 들썩들썩 밤이 부서지도록 싸우는 소리가 정정 울리던 곳은
동해..

다시 가방 둘러메고 떠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러면, 섬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렇게 나 자체로 한 섬이 되어,
까맣게 가라앉은 밤에게 파랗게 달려들 파도의 위협을
함 한아름 받아보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제 또 회고해 보겠습니다, 내 삶이란게 대체 뭐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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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라고

May 07, 2007

< 다시 가방 둘러메고 떠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러면, 섬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렇게 나 자체로 한 섬이 되어, >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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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