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May, 2005

박노해 - 굽이 돌아가는 길

보시리 조회 수 18892 추천 수 0 목록
□□□□□□□□□□□□□□□□□□□□□□□□□□□□□□□□□□□□□□


올곧게 뻩은 나무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아름답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다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 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 박 노 해 -


□□□□□□□□□□□□□□□□□□□□□□□□□□□□□□□□□□□□□□

박노해님의 글이 아니라면..아마도
한번쯤.. 딴지를 걸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박노해님의 삶을 병아리 눈물만큼.. 알기 때문에
딴지를 걸지 않아도 되고 그것이 고마와집니다..
이 글이 적어도 흔하게 읇조리는 구태의연이 아닐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생의 팍팍함에.. 힘을 보태 받을 수 있나 봅니다..

그분도 곧은 길의 편함을..
빛나는 길의 즐거움을 무시해서가 아니라는 거..

앞에 있는 굽은 길 위에 친구가 서서 기다린다네~~^^*~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170 최영미 - 선운사에서 file 머시라고 2003-04-02 12924
169 원태연 -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머시라고 2003-04-02 17276
168 정호승 - 또 기다리는 편지 머시라고 2003-04-02 8725
167 정현종 - 섬 [2] 머시라고 2003-04-02 9514
166 신경림 - 갈대 머시라고 2003-04-02 9438
165 프로스트 - 가지 않은 길 [1] 머시라고 2003-04-02 9415
164 안도현 - 너에게 묻는다 file 머시라고 2003-04-05 9588
163 이정하 - 사랑의 우화 머시라고 2003-04-09 17551
162 이정하 - 그를 만났습니다 박찬민 2003-04-09 16064
161 김광욱 - 지란이 피는 천랑에서 [2] 박찬민 2003-04-11 7467
160 도종환 -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머시라고 2003-04-12 7413
159 도종환 -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박찬민 2003-04-12 9721
158 류시화 - 목련 머시라고 2003-04-15 15931
157 황동규 - 즐거운 편지 file 머시라고 2003-04-25 7426
156 도종환 - 울음소리 [1] 박찬민 2003-05-04 7739
155 안도현 - 기다리는 이에게 머시라고 2003-05-09 7689
154 정호승 - 사랑한다 [1] 박찬민 2003-05-10 9528
153 정호승 - 수선화에게 [1] 머시라고 2003-05-13 9926
152 이정하 - 별 1 박찬민 2003-05-20 8068
151 이정하 - 한사람을 사랑했네 3 박찬민 2003-05-21 7296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