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May, 2007

천양희 - 외딴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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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딴 섬

   어려운 일은 외짝으로 오지 않는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모든 것은 실존 때문이라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아직 밟지 않은 수많은 날들이 있다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모든 사람의 인생은 자기에 이르는 길이라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이 세상은 내가 극복해야 할 또 다른 절망이라는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내가 일어설 때까지는 믿지 않았다
   사람은 누구나 외딴 섬이라는 것을 이제야 겨우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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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아침 햇살 구경을 일주일내내 못하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들이 가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바닷가에 서면..강물도 아니고 바닷물도 아닌
어정쩡한 샌프란시스코 베이 가운데 외롭게 선
자그마한 돌섬이 하나 건너다 보입니다..사람 살지 않는 섬.
오도막하게 서 있는 그 섬은 온통 바위일 뿐
바다와의 그 접선에는 한 줌..흙도 없어보여 가엾습니다.

나도 저렇게 보일까..
바다 중간에 버티고 서서 의연한 듯
들락거리는 물살과 두드리는 소금끼 있는 바람도 아랑곳 않고
그저 온 전신에 자존심의 얇은 이끼 덮고서..

세상 가운데에 있지만 세상은 아닌 곳
세상과 떨어져 있지만 분리될 수는 없는 곳
사람들의 혀 차는 눈빛을 그대로 받아내면서
크도 작도 않은 몇 평의 땅 차지하고서
뿌리는 바다 가운데 심은 채로 하늘에 눈 박고 있는..

사소한 자아.

시간 잠깐 나면..오늘은 밖으로 나가
그 섬, 천사의 섬과 눈 한번 맞추어 보고 와야지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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