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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Apr, 2003

아빠와 크레파스

머시라고 조회 수 18642 추천 수 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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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밤에 우리 아빠가
다정하신 모습으로
한 손에는 크레파스를 사 가지고 오셨어요

*
그릴 것은 너무 많은데
하얀 종이가 너무 작아서
아빠 얼굴 그리고 나니
잠이 들고 말았어요

밤새 꿈나라에 아기 코끼리가 춤을 추었고
크레파스 병정들은 나뭇잎을 타고 놀았죠

2.
어제밤엔 달빛도
아빠의 웃음처럼
나의 창에 기대어 포근히 날 재워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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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릴적 친구라면 이런 경험은 별로 없지 싶다.
밤이 되면 아버지는 대부분 논밭에서 돌아오셨고,
논밭에 가실 땐 돈을 챙기시지도 않았지만
외상으로라도
논밭에는 크레파스를 파는 가게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만일 어떤 특별한 날,,
사오셨다 해도, 아까워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고
그 크레파스를 껴안고 잠이 들었어야 더 옳다 싶다.

아이보다 어른이 부른 노래를 넣은 이유는
이것은 현실보다 바라는 바를 노래한 것이어서이다.

고등학교 때, 목포 갑부집 아들의 친구로 주목되어
친구 부모의 이혼이 친구에게 미치는 영향 때문에
불려다니며 짜증나는 담임의 관심을 받아야 했고,
결국 그 녀석이 가출했을 땐
녀석을 찾는 담임의 총력전에 필두로 섰었다.

어수룩한 밤이 될 쯤,
해안가를 걷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기 아빠가 크레파스를 사다 줬을 것 같은 환경에서 자란 녀석을
왜 내가 걱정하고 찾으러 다녀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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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리

May 30, 2006
*.231.229.70

글게요~.. 그래서 세상은 ,요지경이라고 불리더라구요...
아귀가 안 맞는 일의 허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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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April 23, 2007
*.109.97.146

나도 이거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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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April 2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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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음,이 왜 안나오지?히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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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