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Apr, 2006

새 이야기

보시리 조회 수 3171 추천 수 0 목록
" 네 마리의 형제 새가 있소. 네 형제의 식성은 모두 달랐소.
  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 독약을 마시는 새,
  그리고 눈물을 마시는 새가 있었소.
  그 중 가장 오래 사는 것은 피를 마시는 새요.
  가장 빨리 죽는 새는 뭐겠소?"

  "독약을 마시는 새!"

  고함을 지른 티나한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 보자
  의기양양한 얼굴이 되었다. 하지만 케이건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눈물을 마시는 새요."

  티나한은 벼슬을 곤두세웠고 륜은 살짝 웃었다.
  비형은 눈을 끔뻑거리며 말했다.

  "다른 사람의 눈물을 마시면 죽는 겁니까?"

  "그렇소. 피를 마시는 새가 가장 오래 사는 건, 몸 밖으로 절대로
  흘리고 싶어하지 않는 귀중한 것을 마시기 때문이지.
  반대로 눈물은 몸 밖으로 흘려보내는 거요.
  얼마나 몸에 해로우면 몸 밖으로 흘려보내겠소?
  그런 해로운 것을 마시면 오래 못 사는 것이 당연하오. 하지만."

  "하지만?"

  "눈물을 마시는 새가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고 하더군."


             -  이영도, <눈물을 마시는 새>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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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