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Apr, 2003

애인이 없는 이유는 아마도

머시라고 조회 수 3609 추천 수 0 수정 삭제 목록
<< 작가 노희경님의 글中 >>


나는 한때 나 자신에 대한 지독한 보호본능에 시달렸다.
사랑을 할 땐 더더욱이 그랬다.
사랑을 하면서도 나 자신이 빠져나갈 틈을 여지없이 만들었던 것이다.

가령, 죽도록 사랑한다거나, 영원히 사랑한다거나,
미치도록 그립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내게 사랑은 쉽게 변질되는 방부제를 넣지 않은 빵과 같고,
계절처럼 반드시 퇴색하며, 늙은 노인의 하루처럼 지루했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말자.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 때문에 올가미를 쓸 수도 있다.

가볍게 하자, 가볍게, 보고는 싶지 라고 말하고,
지금은 사랑해 라고 말하고, 변할 수도 있다고
끊임없이 상대와 내게 주입시키자.

그래서 헤어질 땐 울고불고 말고 깔끔하게 안녕.

나는 그게 옳은 줄 알았다.
그것이 상처 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일이라고 진정 믿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드는 생각.
너 그리 살어 정말 행복하느냐?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죽도록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만큼만 사랑했고,
영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당장 끝이 났다.

내가 미치도록 그리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나를 미치게 보고 싶어 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랑은 내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주지 않았다.
버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물잔과 같았다.

내가 아는 한 여자, 그 여잔 매번 사랑할 때마다 목숨을 걸었다.

처음엔 자신의 시간을 온통 그에게 내어주고,
그 다음엔 웃음을, 미래를, 몸을, 정신을 주었다.

나는 무모하다 생각했다.
그녀가 그렇게 모든 걸 내어주고 어찌 버틸까, 염려스러웠다.

그런데, 그렇게 저를 다 주고도 그녀는 스러지지 않고,
오늘도 해맑게 웃으며 연애를 한다.

나보다 충만하게 그리고 내게 하는 말,
나를 버리니, 그가 오더라.

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는데,
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다.
자신에게 사랑받을 대상 하나를 유기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속죄하는 기분으로 이번 겨울도 난 감옥같은 방에 갇혀,
반성문 같은 글이나 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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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fhs

June 16, 2003
*.228.41.68

그렇다면 난 유죄이란 말인가 ? 무슨 형을 받아야 하는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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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박하사님 2815 2815
Posted by 머시라고 April 07, 2003 - 01: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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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희영 April 06, 2003 - 21: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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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수 Latest Reply by April 06, 2003 - 20: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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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검현석 April 06, 2003 - 12: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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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방명록 보다는 자게를 활성화 시키는 게 나을 듯 해서..^^ 3743 3743
Posted by 정시기 Latest Reply by April 06, 2003 - 1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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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카타 April 05, 2003 - 23: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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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중사 April 05, 2003 - 21: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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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머시라고 April 05, 2003 - 05: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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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머시라고 April 05, 2003 - 05: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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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머시라고 April 05, 2003 - 05: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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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머시라고 April 05, 2003 - 05: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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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April 05, 2003 - 0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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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떵어니당께롱 April 05, 2003 - 0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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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헤헤~~ 찬민쓰... 2656 2656
Posted by 희정이^^;; April 03, 2003 - 19: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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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형 멋져요 2349 2349
Posted by 홍민 April 03, 2003 - 18: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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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멋지네..형!! 2423 2423
Posted by 빠박이 April 03, 2003 - 14: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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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회장 맡아서 힘들텐데 2504 2504
Posted by 머시라고 April 03, 2003 - 05: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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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회사는 잘 되는지 궁금합니다. 2535 2535
Posted by 머시라고 June 23, 2017 - 04:5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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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꾸준히 지켜봐 준다는 거,,, 2719 2719
Posted by 머시라고 April 03, 2003 - 04: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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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분에 넘치는 칭찬을 듣고보니 2774 2774
Posted by 머시라고 April 03, 2003 - 04: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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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