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Mar, 2004

그냥 시 한 편..

Philo 조회 수 2788 추천 수 0 목록
간혹 시 한 편이 가슴에 콱  박힐 때가 있습니다.
어제 잠을 못이루다 이 시를 우연히 다시 읽었는데, 문득 머시라고 님이 생각났습니다.
요즘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만나기도 하지요..

'잠 못 이루는 사람들'
  
새벽 두 시, 세 시, 또는 네 시가 넘도록
잠 못 이루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집을 나와 공원으로 간다면,
만일 백 명, 천 명, 혹은 수 만 명의 사람들이
하나의 물결처럼 공원에 모여
각자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면,

예를 들어 잠자다가 죽을까봐 잠들지 못하는 노인과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와
따로 연애하는 남편
성적이 떨어질 것을 두려워 하는 자식과
생활비가 걱정되는 아버지
사업에 문제가 있는 남자와
사랑에 운이 없는 여자
육체적인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과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사람....
만일 그들 모두가 하나의 물결처럼
자신들의 집을 나온다면,
달빛이 그들의 발길을 비추고
그래서 그들이 공원에 모여
각자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그렇게 되면
인류는 더 살기 힘들어질까
세상은 더 아름다운 곳이 될까
사람들이 더 멋진 삶을 살게 될까
아니면 더 외로워질까
난 당신에게 묻고 싶다.
만일 그들 모두가 공원으로 와서
각자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태양이 다른 날보다 더 찬란해 보일까
또 나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그러면 그들은 서로 껴안을까

-로렌스 티르노의 '잠 못 이루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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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내날개

March 06, 2004
*.145.126.14

뜨아~~~~~~ 삶의 행복은 어디있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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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하

March 06, 2004
*.246.247.71

와~~~그렇군요..그 생각은 못했어요..넘 맘에 드네요....
그렇게되면 서로 껴안을:::::거라는거에 표를 던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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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o

March 07, 2004
*.142.185.3

잠 못 이루는 밤, 그렇게 껴안고.. 다음날은 또 흩어져 부딪치고 힘들고 고뇌하다.. 또 그렇게 껴안고.. 그래도 그런 작은 위로, 타인과의 포옹이 우리를 또 살아가게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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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March 07, 2004
*.205.25.47

시가 참 좋네요..^^ 가져다가 제 홈피에 실었는데.. 괜찮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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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o

March 09, 2004
*.142.167.241

제가 쓴 시도 아닌데, 제가 무슨 가타부타 하겠습니까.^^ 저도 베낀건데요. 검색을 해보니까, 플래시카드로 만든 것들도 있던데, 저는 왠지, 시라면 그저 하얀 여백에 글자만 씌여져 있거나 혹은 경음악 정도가 깔린게 더 좋더라구요. 이건 취향의 문제니까, 혹시 관심있으시면 플레시 카드로 만든 것도 찾으실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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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라고

March 11, 2004
*.131.133.30

저도 Philo님의 그런 취향과는 비슷한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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