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Mar, 2005

이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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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할 사실이다

                 ---   피천득 님, 이 순간  ---

마음 내키는 대로 써서 피천득 선생님처럼 쓸 수 있으면..ㅎㅎ..안 허무하죠~.
선생님처럼..내게 주어진 축복을 매 순간 헤아리며 살도록 애쓰겠습니다...^^*

<" 은빛 연어야...
    네 몸이 은빛으로 덮여 있다는 것을 아니? "

  " 내 몸이 은빛이라고? "

  " 네 등은 다른 연어들처럼 검푸른 바닷물을 닮지 않았어.
   우리는 불행하게도 자기자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단다. "

  " 왜? "

  " 물고기의 두 눈은 머리의 앞쪽에 나란히 붙어 있거든..."

  누나는, 연어들이 자신의 모습을 다른 연어들의 입을 통해 알게 된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니까 다른 연어들의 입은자신을 비춰주는 거울인 셈이다..
  그래서 연어들은 남들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입에 올리기를 좋아하는
  습성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 그런데 가자미는 왜 두 눈이 한쪽으로 쏠려 붙어 있는거지? "

  " 그건 가자미가 자기 자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버려고 애쓰다
    그렇게 된 거란다.
    은빛 연어야,  네 동무들이 너를 별종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겠니? "

  은빛 연어는 별종이라는 말의 뜻을 그때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그것은 뭇연어들과 자신을 구분짓는 말이었다.
  갑자기 연어는 자신이 먼 바다에 홀로 뚝 떨어져 있는 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이라는 바다위에 오직 혼자밖에 없다는외로움.
  외로움은 두려운게 아니라 슬픈 것이었다..

  " 내 몸의 비늘보다 마음 속을 들여다 봐 주렴.."

  " 네 말은 너무 어려워서 잘 모르겠는 걸.."     >

안도현님의 <연어>에서 조금 더 옮겨 봤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사실 그 다르다는 것도
그 순간에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보편성>의 정의가 바뀝니다..
여하튼.. 그런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서 마음에 감당해야 되는 부담이
줄어들지는 않으니까..

그런 경험이 반복되면 열등감이 고조되던가..아님..
아예..자기 색깔대로 극복해 나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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