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Jun, 2005

여름의 문..

보시리 조회 수 2186 추천 수 0 목록
주여
제 철이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 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태양의 시계 위에 던져 주시고
들판에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마지막 열매들이 탐스럽게 살찌도록 분부해 주시옵고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국의 나날을 베풀어 주소서
열매들이 익도록 재촉해 주시고
무거운 포도 송이에 마지막 감미를 몰아 넣어 주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더는 그것을 지을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홀로 있는 사람은 오래오래 그러할 것입니다.

잠을 깨고, 책을 읽고, 길고 긴 편지를 쓰고..
나뭇잎이 굴러 떨어질 때면
불안스레 가로수 사이를 이리저리 방황할 것입니다..

  = 가을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여름의 문이라고 해놓고 ..가을 시를 쓴다..^^;;

이.. 시를..제 멋에 취해 읊던 때가 언제던가..
그 치기어린 때가 다시 그리워지는 걸 보믄.. 확실히
계절 타나부네..ㅡ.ㅡ~

세상을 잊기 위해 산으로 가는 나를 물끄러미 보며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을 것이 있다는 듯 ..
물이 아래로 아래로 흐르드라던 시인처럼.

세상을 하찮게 여기는 교만한 습관이 생기는 나를
푸른 자연이 물끄러미 바라본다.. 부끄럽게시리..

<고통이란, 현재 상태와 우리가 바라는 상태의 차이일 뿐이다.
다른 모든 것처럼 현재의 고통 역시 계속해서 변화한다..

중요한 건 , 고통스런 상황을 겪을 때 그것을 피하려고 자꾸 다른 생각을
하지 말고,그 고통 속에서 배움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바로 지금 상황에서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자. 바로 지금 중요한 것에 관심을 쏟자.

과거에서 배움을 얻지 못하면 과거를 보내는 것은 쉽지 않다..
배움을 얻고 과거를 보내는 순간 우리의 현재가 앞으로 나아간다..
자유로와지지 않는 한 그들, 과거가 다시 현재가 된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단, 과거에서 배울 수는 있다...>


어느 순간에.. 그 글이..그 사람이.. 그 이야기가.. 그 만남이
나를 위해 준비되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하다못해.. 잘 하지 않는 옷을 사러.. 잘 가지 않는 백화점에를 간 날..
내가 오늘 이곳에 온 것이 바로 조거 때문이구나~..
하며.. 마음을 파고드는 물건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러면 행복하다.. 그날의 삶이 제 방향으로 흐르는(?!)
만족감을 느끼는 거다..짜르르~..

역시 나는.. 사소한 일에 행복해 하는 소시민적 근성을 가지고 있다...

< 자아, 오늘은 무얼 배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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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라고

June 03, 2005
*.131.133.30

스펜서 존슨의 '선물' pp.51~52 에서 발췌하신 글은 다시 읽어도 인상적이네요..
출처는 꼭 챙겨주시는 센스~ 부탁드립니다. ^^
나를 위해 준비되어진 것 같은 느낌...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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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리

June 03, 2005
*.205.184.218

ㅎㅎㅎ..누가 과연.. 알아내는가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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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민

June 06, 2005
*.131.129.106

시험하려 들지 말지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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