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Jul, 2006

5. 바오밥 나무 씨가 많은 별 b

보시리 조회 수 5210 추천 수 0 목록


어느 별이나 그렇듯 어린 왕자의 별에도 좋은 풀과 나쁜 풀이 있다.
당연히 좋은 풀의 좋은 씨와 나쁜 풀의 나쁜 씨가 있다. 그러나 씨앗은
보이지 않는다. 씨앗은 땅속에 숨어 잠을 자다가 문득 깨어나고 싶은 생각
이 든다. 그러면 그 씨앗은 기지개를 켜고, 머뭇거리면서 태양을 향해 아름
답고 연약한 새싹을 내민다. 무나 장미나무의 어린 싹은 마음껏 자라도록
두어도 괜찮다. 그러나 나쁜 식물의 싹은 보자마자 뽑아 버려야 한다.
어린 왕자의 별에는 무서운 씨가 있었다. 바로 바오밥 나무의 씨였다.
그 별엔 바오밥 나무의 씨가 많다. 바오밥 나무는 손을 늦게 쓰면 정말
어떻게 처치할 수 없게 된다. 나무가 별을 다 차지하고, 그 뿌리로 땅 깊숙이
구멍을 뚫는다. 아주 작은 별에 바오밥 나무가 너무 많으면 별은 터져 버린다.

어린 왕자는 나중에 이런 말도 했다.
"그건 규칙이야. 아침 세수가 끝나면 별도 조심스럽게 세수를 시켜줘야 해.
바오밥 나무는 아주 어릴 때는 장미나무와 비슷해. 그 나무들을 구별할 수
있으면 규칙적으로 바오밥 나무를 뽑아버려야 해. 아주 귀찮은 일이지만
아주 쉬운 일이야."
하루는 나에게 아름다운 그림 한 장을 그려, 우리 땅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
머리에 그걸 새겨 넣게 하라고 말했다.

"언젠가 그 애들이 여행을 하게 되면 도움이 될 거야.
가끔 할 일을 미뤄 두어도 별 일은 없겠지. 하지만 바오밥 나무라면 반드시
엄청난 일이 벌어지지. 난 어떤 게으름뱅이가 사는 별을 아는데, 작은 나무
세 그루를 소홀히 했다가 그만…"

나는 어린 왕자의 말대로 그 게으름뱅이의 별을 그렸다.
나는 도덕 선생 같은 말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바오밥 나무의
위험을 사람들이 너무 모르는데다, 길을 잘못 들어 소행성에 들어갈 경우
너무 위험하기에 나는 내 태도에 예외를 두어 도덕 선생처럼 말하기로 한다.

"어린이들아! 바오밥 나무를 조심해라!"
내가 이 그림에 이처럼 노력을 들인 것은, 오래 전 내가 멋모르고 지나쳤던
위험을 친구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내 교훈은 이만큼 수고할 가치가
있다. 여러분은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 왜 이 책의 다른 그림들은 바오밥
나무 그림처럼 웅장하지 못하냐고.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 나는 애써 그렸
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바오밥 나무를 그릴 때는 위급한 마음에 그만 힘이
났던 것 뿐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599 로그인이 안되서 괜히 고생했네요.. [3] 이기다 2004-08-01 2123
598 마흔 세 번 본 날, 너는 몹시 슬펐니?.. file [5] 보시리 2005-02-25 2124
597 어? 레벨이 변했어요??? [9] 숟가락 2004-08-03 2124
596 형 저에게 여자친구가 생겼어요~~ [3] 박성현 2005-04-01 2127
595 또 그렇게 시작을... [15] 향기로운 사람 2004-08-31 2127
594 또 다른 하루의 시작.. 보시리 2005-01-19 2128
593 오랜만에^^; [2] 계란과자 2005-03-25 2130
592 노래 한 소절.. [4] ㅂ ㅅ ㄹ 2004-12-17 2130
591 이런 등불 아래에 있다면~... file [4] 보시리 2005-04-17 2131
590 이제.. [15] 보시리 2005-03-06 2131
589 오늘 문득.... 하지만.... sum 2005-02-27 2131
588 happy!!! file [3] 쏘주한사발 2005-02-18 2131
587 아.. 행복이 이런 것이구나... [4] 보시리 2005-01-25 2131
586 이슬 밟기.. file 보시리 2005-03-14 2132
585 또 옛날 일기 한토막~<살아 있다는 것~> [4] 보시리 2005-01-18 2132
584 사랑이라는 이름의 씨앗 하나 [2] 한수신 2004-09-07 2132
583 별이 진다네 [13] 향기로운 사람 2004-08-02 2132
582 둘러보다 끄적... [8] 단데 2004-07-25 2132
581 길들여 진다는 것.. [7] 보시리 2005-01-31 2135
580 마음이 움직인다~ 보시리 2005-03-13 2137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