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Dec, 2004

아듀~ 2004년~...

ㅂ ㅅ ㄹ 조회 수 2101 추천 수 0 수정 삭제 목록
종무식도 하고, 종업식도 하고, 책떨이도 하고..그러시나..
일본에서는 종무식때, 세뱃돈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미리 나눠 주는
곳이 많답니다..
새해 벽두부터 돈~ 나가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는데..ㅎㅎ

공지영님의 <수도원 기행>에서 본 대목..

"  주말이라서 그런지 살롱 안에는 사람들로 가득 했다..그런데 앉아있는 사람들 모두가 중년들..탁자마다 혼자였다.   그들은 맥주 한잔과 음식을 시켜 놓고 250ml 정도 되는 맥주를 두어시간에 걸쳐 마시고 있다..BMW의 고장 바이에른... 잘 사는 독일 중에서도 가장 잘 사는 지역..먹을 것도 풍부하고 돈도 많은 이들의 얼굴이 왜 이렇게 어두울까..  이들은 이 주말 저녁, 왜 혼자 맥주의 거품이 다  사그러들 때까지 혼자 앉아 있어야 할까... 이들 곁엔 왜 아무도 없을까..
예전에 일본에 갔을 때에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대체 잘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

글쎄요...
저라면..혼자 처언천히 마시며, 먹으며.., 조용히 글도 쓰고 편지도 쓰고 그럴텐데... 옛날엔 정말루 글케.. 많이 했거든요..

그 책을 참 천천히 아껴가며 읽었는데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혼자 앉아 말 없이 먹는다면..좀 이상했을 거란 생각이 들긴 하는데... 그 사람들은 지나치게 다른 사람의  프라이버시를 인정해서..
머.. 같이 먹자던가.. 이리와 함꼐 한잔 하자던가..  이런 걸 못하나부죠...
그런 거보고 우리나라 포장마차 풍속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루 정 많은 민족이긴 한 거 같아요..  가끔 좀 지나쳐서 탈이지만..

저는 가끔.... 여러 사람이 친구 끼리든..직장에서든.. 식사를 하게 되면
식사 주문 할 때 통일 해야 하는 분위기..땜에 이상하단 생각을  했어요..
주방장님을 배려해서 그러는 걸까..아님..결속감을 느끼기 위해 그러나..
다른 거 시키면.. 마치..배신 때린다는 눈초리들에 ..찔끔..

암튼.. 유행에 지나치게 민감한 모습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고 느꼈어요..
외로움을 많이 타나...
한이 많은 민족이라 그러나..^^;;

한해가 다 끝났고..이제 2004년은 완전히 사라질 것입니다..기억 속으로..
그래도 새로운 시간이 기다린다는 건.. 행복입니다..
새해엔 뭣보다..좀더 철이 나야겠습니다...^^


4.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무엇인가를
위해서 살리라 믿었던 것이다
결론 없는 모임을 끝낸 밤
혜화동 로터리에서 대포를 마시며
사랑과 아르바이트와 병역 문제 때문에
우리는 때 묻지 않은 고민을 했고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노래를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노래를
저마다 목청껏 불렀다
돈을 받지 않고 부르는노래는'
겨울 밤 하늘로 올라가
<별똥별>이 되어 떨어졌다
그로부터 18년...오랜만에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 되어
혁명이 두려운 기성 세대가 되어
넥타이를 매고 다시 모였다
회비를 만원씩 걷고
처자식들의 안부를 나누고
월급이 얼마인가 서로 물었다
치솟는 물가를 걱정 하며
즐겁게 세상을 개탄하고
익숙하게 소리를 낮추어
떠도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모두가 살기 위해 살고 있었다
아무도 이젠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적잖은 술과 비싼 안주를 남긴 채
우리는 달라진 전화번호를 적고 헤어졌다
몇이서는 포커를 하러 갔고
몇이서는 춤을 추러 갔고
몇이서는 허전하게 동숭동 길을 걸었다
돌돌말은 달력을 옆에 끼고
오랜 방황 끝에 되돌아온 곳
우리의 옛사랑이 피 흘린 곳에
낯선 건물들 수상하게 들어셨고
플라타너스 가로수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아직도 남아있는 몇개의 마른 잎 흔들며
우리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부끄럽지 않은가
부끄럽지 않은가
바람의 속삭임 귓전으로 흘리며
우리는 짐짓 중년기의 건강을 이야기 했고
또 한발짝 깊숙히 늪으로 발을 옮겼다...

---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김 광 규 ---

변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어찌보면.. 때묻지 않은 고민을 할 수 있는 때는 그때밖에 없을 것이니..
아니..어른이 되는 것이 때묻는 거라고 한다면 ..그건 언어의폭행이 아닌지..
그것은 가족이 나의 순수성보다 앞에 놓여져야 한다는 ..가장의 고민인지도..
그래서 아마..때 묻지 않아도 되는 그 시절이 몹시도 그리운 거 아닌지..

아이고~...
어깨에 <책임>을 지신 모든 분들께 < 아자아자~!!홧팅~!!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profile

머시라고

January 03, 2005
*.131.132.175

■■■ 여기서 잠깐 ■■■
히딩크가 떠날때 했던말이
‘굿바이(Good bye)’ 대신 ‘소 롱(So long)’이었습니다.
불어로 표현한다면 ‘아듀(Adieu·안녕)’ 대신 ‘오르부아(Au revoir·또 봐요)’인 셈이죠.
소롱은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작별사 없는 이별입니다
아듀는 단순히 작별을 고하는 말이 되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앞으로 언제 만날지 알수 없는
막연하고 긴 이별일때 의미심장하게 쓰일 수도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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