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Oct, 2005

겨울나무

보시리 조회 수 2438 추천 수 0 목록


< 슬픈 농담 - 김인자님 >

            이 슬픈 농담들 -                            
            무능하고 가여운 나에게 바친다

  다시 이름을 갖게 된다면 나는 나무다.  
  나무南無namas란 원래
  돌아가 의지한다는 의미로
  성인의 이름이나 경문 앞에 붙여
  절대의 믿음을 나타낸다지만
  나는 단순하다.
  있지만 없다는 뜻의 나무 i&無
  그러나 내가 없는데
  이름이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가 아닌가
  하지만
  혹 이름을 가지게 된다면
  저 들판에 사시사철
  혼자 푸르다가
  자지러지다가
  아무도 아니게 사라지는
  나는 나무木이고 싶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안에서 소리가 질러지기를..
<내보내 줘~, 나를..>

미켈란젤로가 카라라산에서 떠내온 거대한 대리석 바윗덩이를 앞에 두고서~..
기다렸다는데.
또..<유리가면>의 이츠신이 찾아간 불상조각가가 나무둥치를 앞에 두고서
안에 갖힌 불상이 소리지르는 것을 기다렸던 것처럼..

<내가 할 일은 그저~ 그 안에 갖힌 그들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 뿐이야~..>

하지만..나는 그저 단순합니다..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나..무~?
이곳에 발을 대고 점점 땅에 뿌리내리면서
머릿속만 뽀오얗게 뚫고 올라가, 온 공간을 후드득~날아다니는..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379 호두나무 왼쪽길로 file [4] 보시리 2005-08-22 2456
378 기억.....망각.....어쩌면.... 애린여기 2005-09-06 2451
377 몇 요일 몇 교시인지 모르는데용 머시라고 2003-04-08 2447
» 겨울나무 file 보시리 2005-10-14 2438
375 나무 뒤에 숨은 아이. file [2] 보시리 2005-11-23 2434
374 살아가는 이유.. [4] 김민수 2003-09-25 2433
373 퇴장 - 작은 여우반쪽이님의 글.. file 보시리 2005-12-14 2432
372 여전하구나..골통 [1] 누구게? 2003-04-15 2431
371 天宮에서..바양블라크로 가는 길 - 박재동님 file 보시리 2005-07-09 2431
370 그게 그렇군~ [2] 보시리 2005-11-13 2429
369 올만에 글올립니다....^^ [4] 정시기 2003-04-29 2427
368 전남대측 "행사 잘못되면 전부 제적이야!" [2] Droopy 2003-05-19 2427
367 [re] [펌]달의 추억 (3부) 를 만들어봅니다. [1] 애린여기 2005-10-20 2427
366 어제 시작한 책 file 보시리 2005-07-05 2424
365 멋지네..형!! 빠박이 2003-04-03 2423
364 왜?하필~~~ [2] 저거든요! 2003-04-11 2420
363 Carpe Diem~!! [2] 보시리 2005-04-03 2418
362 열심히 최선을 다하세요.. [2] 박주경 2003-11-30 2417
361 고요한 들풀이 아니어도..그대는 file [2] 보시리 2005-07-11 2416
360 생각나서... file [2] Droopy 2005-05-07 2413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