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Jul, 2005

능소화 이야기 - 모셔온 글과 사진

보시리 조회 수 11548 추천 수 0 목록


- 능소화의 글을 찾다가 찾아들어간.. 心求님댁의 능소화 -

( 아랫 글은 제가.. 능소화의 전설을 좀 자세히 알아보느라고 구비구비 돌다가
읽게 된 심구님의 글입니다.. 감사하다고 쓰고 왔지만.. 여기서두 감사함을~!!! )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양반집 정원에만 심을 수 있었던 꽃,
일반 상민이 이 꽃을 심으면 잡아다가 곤장을 때리고 다시는 심지 못하게 했다고 하여
'양반꽃’이라고도 불리죠.
능소화는 원래 중국이 원산지인 덩굴 식물입니다.
덩굴의 길이가 10m에 달하고 줄기 마디마디로 부터 뿌리가 생겨 다른 사물에 잘
달라붙는 성질이 있답니다.
그런데  이 꽃을 ‘구중궁궐의 꽃’ 이라고 부르는데...

옛날 옛날 복숭아 빛 같은 뺨에 자태가 고운‘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습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 빈의 자리에 앉아 궁궐의 어느 곳에 처소가 마련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그 이후로 빈의 처소에 한번도 찾아 오지를 않았다고 해요.
빈이 여우같은 심성을 가졌더라면 온갖 방법을 다하여 임금을 불러들였건만 아마 그녀는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결국 그녀는 밀리고 밀려 궁궐의 가장 깊은 곳에 기거하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빈은 마냥 임금이 찾아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왔는데 돌아가지는 않았는가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발자국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장을 너머너머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더랬습니다.

어느 여름날 긴 기다림에 지친 이 불행한 여인은 결국 상사병 내지는 영양 실조로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권세를 누렸던 빈이었다면 초상도 거창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초상조차도 치루어 지지 않았죠.
하지만 '담장가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 라고 한 그녀의 유언을
시녀들이 그대로 시행했다죠.

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 때 빈의 처소 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높게,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것이 바로 능소화랍니다.

덩굴로 크는 아름다운 꽃, 능소화.
아무튼 능소화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많이 담장을 휘어감고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데
그 꽃잎의 모습이 정말 귀를 활짝 열어 놓은 듯 합니다.
한이 많은 탓일까, 아니면 한 사람 이외에는 만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 였을까요?
꽃 모습에 반해 꽃을 따다 가지고 놀면 꽃의 충이 눈에 들어가 실명을 한다고
합니다.
한여름 오랫동안 눈으로만 감상할 수 있는 능소화.
그런 전설을 가진 이 꽃은 요즘 도시의 담장에도 시골의 울타리에서도
많이 볼 수가 있는 꽃이랍니다...

(정말~.. 어인 하염없는 기다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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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라고

August 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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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엾은 꽃,, 부질없는 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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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리

August 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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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陵小花...
그녀의 이름에 임금님의 무덤에나 붙이는 능陵은 누가 붙인건지..
붙는다고 해도 역시 부질없어진 삶.
그 능소화는 결국 그래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임금님의.. 무덤을 뒤덮었을래나~
소화는 도대체 무엇을 기다린 걸까..임금님을~? 아니면..
자신의 운명이 열림을~? ...라는 생~뚱맞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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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리

August 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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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상사화가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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