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동안, 앞으로 절대 갠 날은 없을 듯이 하늘을 꼭꼭 감추던 깜장구름이
보름달에게 기죽어서 훠~이 훠~이 쓸려 내려갔나본데..
어제는 하늘이,어느 귀퉁이를 돌아봐도, 자연의 명작들을 잔뜩 연출 했습니다...
이런 그림의 집에는 어떤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사나..궁금했습니다..
집을 찾아 가는 길에..
< 너를 만난 날은
날개 달린 날이다
현실이 사라지고
다른 현실이
태어난 날
그러니까 그날은
초현실의 날이다
훨훨 새가 날아오던 날
너를 만난 날은
만신창이가 되어
여름을 힘겹게 보내고
문득 가을이 오던 날
너를 만난 날은
필연의 날이다
머리에서 손이 빠져나오고
다리에서 얼굴이 튀어나오던
허리에서 설탕이 쏟아지던
불안 비참 치욕 따위가
지루하고 맥이 없던 날들이
모조리 일어나 빛이 되던
아아 내 어깨 쭉지에
문득 날개가 돋던 날
너를 만난 날 >
- 이승훈 "너를 만난 날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