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Apr, 2004

진흙 속의 보배

머시라고 조회 수 3326 추천 수 0 목록
길을 걷다 진흙탕에서 보배를 발견했다..
몇 일의 산책이 계속 되는 동안,,
진흙탕 위의 보배를 보는 것은 나의 일과가 되었다.
하루 중,, 진흙탕에 들러 보배를 보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일때도 있었다.
보배를 보지 못한 날이면 괜한 찜찜함에 안절부절하기도 했다..

이런 봄쯤,, 누구의 친구가 보배를 가지고 싶어한다는,,
진흙탕에서 보배를 가져갈 지 모른다는 말을 친구가 전해줬다.

깊은 밤,, 나는 아무도 몰래 보배를 진흙에서 건져왔다.
그런 날 이후 서너달 동안 보배는 나의 전부였다.
하지만,, 나는 그대로보다 점점 많은 걸 기대하게 되었고,,
늘어가는 욕심에 진흙 속의 보배와 내 손 안 보배는 빛깔이 달라 보였다.
이건 아니다 싶어, 보배를 다시 진흙탕에 놓아두었다.

오랜 뒤, 진흙탕을 다시 찾게 되던 날이었다.
보배는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예전의 나처럼 가져갔나 싶었다.
"자네, 보배 찾나?" 길가 벤치에 앉아계신 할머니가 물었다.
"진흙 위에 놓인 것은,, 사람의 손길에 집었다 놓아지면,, 그 추억의 무게 때문에 가라앉고 마네. 그대로일때가 좋았겠다 싶어지나?"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47 구본형 소장, <낯선 곳에서의 아침> 중에서 file 머시라고 2013-07-18 31440
46 2013 휴가, 즐거웠니? file 머시라고 2013-08-10 30012
45 아름다운 설거지 앱 file 머시라고 2013-08-11 28369
44 22개월 아기 젓가락질 A 22 month-old baby can use adult chopsticks very well(Go for picking up beans) file 머시라고 2013-09-05 32016
43 고창군 청보리와 쭈꾸미데침 file 머시라고 2014-10-22 30900
42 아내랑 딸이랑 무등산 산행 file 머시라고 2014-10-22 10442
41 참여하지 않는 청춘아, 뭐하니? 머시라고 2014-10-22 13110
40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2014 우수조교상 수상 file [1] 머시라고 2015-01-18 15522
39 아버지 20주기 머시라고 2016-02-22 12929
38 아빠엄마~ㅋ 머시라고 2016-02-25 3499
37 체면 방어선 머시라고 2016-03-03 19540
36 Can I help you 한 적 없다. 머시라고 2016-05-16 28517
35 너무 두려워하며 살았나 file 머시라고 2016-09-27 12350
34 네가 시방 앉은 자리가 꽃자리 file 머시라고 2016-09-27 28033
33 우리민주 응원한다 file 머시라고 2017-06-16 12797
32 잘 자라길 걱정한척, 잘 커도 귀찮을걸. file 머시라고 2017-06-16 20117
31 햇살이 좋아서 file 머시라고 2017-06-16 35136
30 마늘 줄기의 꿈 file 머시라고 2017-06-16 18645
29 마당쓸땐 짓꿎은 바람. file 머시라고 2017-06-16 16780
28 그 누가 마늘 값을 비싸다고 하는가 file 머시라고 2017-06-18 13264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