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Jul, 2004

가난은 소외를 낳는다

머시라고 조회 수 3425 추천 수 0 목록
이 내용의 일기를 쓰까마까 했다. 안 쓰기로 했다가
김기덕 감독의 강연 때 그의 목소리가 생각나 다시 쓰기로 했다.

나는 잘 듣지 못하여 '예?' 소리를 자주하고 엉뚱한 단어로 질문을 되묻는다.
만화 서유기의 사오정이 된 것 같다.. 사오정의 우울증...
누구에게나 있는 그런 증상이 나에겐 좀 지나치나 싶다.
눈과 귀를 시청각 자료에 기울일때, 다른 방향에서 물어오는 소리가 있으면
신경질적으로 즉각 반응하는 것 같다. 정확히 무슨 소린지는 반응후에 생각하다보니 질문내용은 놓친다. 길을 걸어도 앞보다는 뒤가 거슬린다.
누군가 내게 이야기를 건넬 때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이해했다고 확신이 설 때까지 그 이야기를 되새긴다. 쓸데없을지 모르지만
말속에는 뼈가 있다. 뭐든 조기진단이 필요하다. 그냥 쉽게 생각하라지마라.
뼈가 없다면 바램이라도 있다. 때때로 '내 삶의 주체는 누구인가'와의 대립..
혹시 소외 당하고 있지 않은가,,,

가난은 소외를 낳는다. 이 소외는 윗줄처럼 '되다형 타동사'이기 보다는
[자기 소외]라는 모든 형태의 준말이라고 해석된다.
2학기 기숙사생활을 물거품시켜도 학교 다니기가 이리 어려워질 때마다
나에게 분수를 가르치는 사회와 사람 그리고 소통연대,, 자존심,, OO감,,
이럴때마다 내가 수혜받은 혜택들에 감사의 느낌이 새롭게 되살아나지만,,
어제까지 내가 꿈꾸며 살던 모든 것들이 나의 살던 고향처럼 아득한지..
어지럽다. 나의 본질은 무엇인지, 어디로 가버렸는지, 원래 없었는지,

2
profile

머시라고

July 25, 2004
*.131.132.237

하루하루가 가난에 허덕이는 악몽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겐 부끄러운 일기다.
하지만,, 한여름 밭에 갑자기 들어닥쳐 쏟아진 우박이
겨울에 내리는 폭설보다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하는때도 있을 것 같다..
profile

보시리

October 06, 2005
*.202.174.198

<..한여름 밭에 갑자기 들어닥쳐 쏟아진 우박이
겨울에 내리는 폭설보다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하는 때도 있을 것 같다.. >
이 일기를 읽은 후로..나도 모르게 꽤 많이 인용한 구절입니다..^^
오늘은 일을 안하는 날이라서 어제.. 아니군..네시간 전에..^^..
드라마 시티의 <장국영이 죽었다고오~? >를 보았는데요..
그 장면들 몇개와 대사가 귀에 와따리가따리~쟁쟁쟁 합니다..^^;;
장국영 죽은 게 뭐가 대수입니까..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어 살아가는사람들도 얼마나 많은데..
정확한 인용은 아니지만.. 그런 뜻의 불뚝스런 대화가 오갑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47 [늑대가 산다-3] 숲 속 미니홈피 차단사건 [1] 머시라고 2008-06-26 11975
46 미소가 아름다운 당신의 모습으로. [2] 머시라고 2008-07-06 12053
45 찜찜함 둘 머시라고 2005-04-08 12164
44 약속 머시라고 2011-06-24 12254
43 충고하는 사람을 위한 조언 [4] 머시라고 2005-04-18 12277
42 너무 두려워하며 살았나 file 머시라고 2016-09-27 12350
41 2003/4/4 머시라고 2003-04-03 12557
40 김재량 선생, 습기를 보니 자네 생각이 나는구만. 머시라고 2010-11-22 12635
39 오손도손 머시라고 2007-06-10 12650
38 우리민주 응원한다 file 머시라고 2017-06-16 12797
37 밤풍경,, 머시라고 2003-07-01 12891
36 아버지 20주기 머시라고 2016-02-22 12929
35 잠들지 못한 악몽 머시라고 2004-10-01 12972
34 참여하지 않는 청춘아, 뭐하니? 머시라고 2014-10-22 13110
33 그 누가 마늘 값을 비싸다고 하는가 file 머시라고 2017-06-18 13264
32 2003/4/3 머시라고 2003-04-02 14072
31 모임대표 시작 인사. (사직 인사 안쓰길) 머시라고 2018-01-16 14437
30 혼인신고를 미루고 있다. file [1] 머시라고 2007-12-16 14454
29 막내의 생일 축하는 영상통화로 file 머시라고 2013-02-04 14764
28 10년만 더 사라고 한다면? 머시라고 2008-03-03 15034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