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선거 때마다 북한에서 총알이 날아와 승패를 가르더니,
이번엔 핵실험 바람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애도열기를 식히려 하는 듯.
서거 이틀만에 방송은 북쪽 핵풍에 바람개비를 팔랑인다.
일상 선택의 기로에서 나도 가끔은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곤 한다.
스스로에게 많은 반성이 필요한 시점에서
갖가지 상황적 핑계로 나 자신을 옹호하는데 정신없는 때도 많다.
그때마다 나는 말한다.
이 순간과 나중의 시점에서 진실의 모습은 달라져 있을 것이라며,
지금 함부로 평가하는 것만큼 위험한 생각은 없을 것이라고,
<시간이 약이다> 되뇌며 인내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정작 나중의 시점이 되면 이 순간의 기억은 희미해지고
진실은 사라져 버린다.
역사가 말해준다지만,
그때의 평가는 지금의 잘못에게 아무런 뉘우침을 주지 못한다.
약 먹을 시간이다.
입에 약을 넣고 물을 마셨는데
약은 입에 남고 물만 삼켜버렸다.
울고 있는 그대여, 투표하자.
투표할만한 사람이 없대도 투표하자.
물을 마시다보면 약도 언젠간 넘어가는 것처럼,
너도나도 투표하다보면
자꾸자꾸 투표하고 싶어지는 그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