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Oct, 2004

잠들지 못한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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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기숙사에 들어가 잠을 청했던 새벽,,,, 형광등 스위치를 끄며 어둠으로 방을 장식하고 나니, 창문을 비집고 달빛, 별빛, 가로등 불빛이 너나 할 것 없이 들어와 나름대로 운치 있어진 침대에 누웠다.

기숙사 문이 닫히는 시간을 넘어선 것을 보니, 룸메이트는 오늘 들어오지 않을 모양이다.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혼자이게 된 방의 정적..

고개를 돌려 룸메이트 침대를 바라봤다. 헌데 누군가 침대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려다 목이 막혀,, 정신을 최대한 진정하면서 일어나 입구의 형광등 스위치를 올렸다.

그 곳 침대 벽쪽 옷걸이에 상의와 하의가 위 아래로 걸려 있었다.
휴~.. 룸메이트의 상의가 뒤쪽에, 하의가 앞쪽에 있어 안경을 벗은 내 눈에 딱 그렇게 보일만 했다. 뒤쪽의 상의를 하의가 걸린 옷걸이에 겹쳐 걸었다. 상의를 앞쪽으로 했으니 되었겠지..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이번엔 그쪽이 어떻게 변했는지 쳐다 봤다.
이번에는 목이 탁 막히는 무서움은 없었다. 서서히 서늘해지는 간담... 공포물에나 나오는 인형이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 일어나지도 못하고,, 주섬주섬 손을 뻗어 안경을 찾아 썼다... 휴.. 다시 안경을 벗어봤다.. 으아~ .... 그래서 안경을 쓰고 잠을 자기로 했다. 잠들지 않고 악몽을 꾼건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잠을 청하는데, 문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이 침묵 속에서 "드르륵,, 드르륵.. 딸깍" 새벽 3시.. 아~~ 오늘 왜 이러지.. 오랜만에 기숙사에 자보려 했더니... 이 정적 속에 문이 열린다. 어~!..했는데 룸메이트였다. 술자리가 방금 끝나 벌점받고 들어왔나 보다.

원래 공포물이나 호러 정말 싫어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내가 왜 이리 약해져 버렸는지... 신경도 예민하고, 마음이 너무 허약해져 버린 것 같다.

하는 공부는 잘 안 풀리고, 답답하기만 한 심정들이 나를 너무 괴롭히고 있는 것 같다. 지치고 매사 자신감도 없다. 예전 그 싸가지 없이 당당하던 모습과 표정은 다 어디로 가 버렸는지...  거울을 봐도 멍해지고, 사진을 찍어도 마음에 드는 사진 하나 없이...

기숙사에 잠깐 샤워하러 갔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한 달에 한 번 울리까마까하는 그 소리가 울렸다.. 그것도 잠깐 앉아있던 사이.. 전화 올 일이 없는데,, 하며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딸깍!"
앞으로는 전화를 했으면 절대로 그냥 끊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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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