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Oct, 2004

시월의 마지막 밤

머시라고 조회 수 3892 추천 수 0 목록
  낙엽이 아름답게 보이는 나이가 되었을 때, 이 날이 되면 사람들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지 묻곤 했다. 무엇을 기억하고 있냐는 것일까.. '어떤??' 되물어놓고 나는 그 사람과의 특별했던 기억들 중 지금 분위기에 적합할만한 추억을 되짚어 본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 갑자기 왠 존대? 먼 기억...? // 시월의 마지막 밤을.. // 음.. 시월의 마지막 밤 혼자이지 않은 적이 없는데? ㅡ.ㅡ; //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 최.. 누구? // 우리는 헤어졌지요. // 예전에 사귀었던 사람이 최씨야? //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금요일 밤에는 안 좋은 일이 있었고, 토요일에는 중학교 동창모임이 나를 더욱 외롭게 했다. 시월의 마지막 날이라고 라디오에서는 최신가요가 옛노래에 쪽도 못쓰고 있는 것 같다. 하루 종일 한 시간에 한번씩은 '잊혀진 계절'이 들려온다. 이용씨의 것이 주류를 이루고, 김범수씨의 리메이크 곡도 가끔 들린다. 컴퓨터로 돌아온 나는 이 두 곡을 연속 재생해두었다.

  그런 금요일과 토요일이 지났고, 많은 사람들이 단풍을 보러 다녀오는 오늘, 잘해주지도 못했던 이의 생일이 되었다. 나와 함께하게되어 감정지수가 '10' 정도 올라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니까 공중에 떠 다니는 기분이라 흥분되고 좋지만, 발이 땅에 닿지 않으니까 그래서 불안하다고 했다. 너무 늦어버렸다.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나를 울려요~♬
  노래 한 곡 추가했다. Gloomy Sunday...
List of Articles
번호
106 내게 어울리는 동물은? 머시라고 2004-11-11 3843
105 왕따 머시라고 2004-11-09 3497
104 그때는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었다 머시라고 2004-11-04 3487
» 시월의 마지막 밤 머시라고 2004-10-31 3892
102 열녀문 나서며 머시라고 2004-10-19 3581
101 나를 키운 것의 8할.. [1] 머시라고 2004-10-05 3481
100 2년전 메일을 꺼내며 머시라고 2004-10-04 3351
99 잠들지 못한 악몽 머시라고 2004-10-01 12971
98 좋은 이유 머시라고 2004-09-25 3089
97 도와주는 법 [3] 머시라고 2004-09-22 3253
96 나는 왜 여자의 시선을 피하는가? [1] 머시라고 2004-08-31 3508
95 말라죽은 봉선화 [2] 머시라고 2004-08-18 3830
94 담배 안 피운지 석달의 문턱을 넘으며 [1] 머시라고 2004-08-06 4272
93 가난은 소외를 낳는다 [2] 머시라고 2004-07-21 3425
92 사토라레 머시라고 2004-07-18 3327
91 7년전의 기억 [1] 머시라고 2004-07-12 3356
90 일기쓰는 시간 [1] 머시라고 2004-07-04 3200
89 영화관에 갔다. [2] 머시라고 2004-07-01 3362
88 보기 싫게 바빠진 입 머시라고 2004-06-29 3434
87 머리 시원하게 손질한 날 머시라고 2004-06-28 4107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