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Apr, 2004

진흙 속의 보배

머시라고 조회 수 3325 추천 수 0 목록
길을 걷다 진흙탕에서 보배를 발견했다..
몇 일의 산책이 계속 되는 동안,,
진흙탕 위의 보배를 보는 것은 나의 일과가 되었다.
하루 중,, 진흙탕에 들러 보배를 보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일때도 있었다.
보배를 보지 못한 날이면 괜한 찜찜함에 안절부절하기도 했다..

이런 봄쯤,, 누구의 친구가 보배를 가지고 싶어한다는,,
진흙탕에서 보배를 가져갈 지 모른다는 말을 친구가 전해줬다.

깊은 밤,, 나는 아무도 몰래 보배를 진흙에서 건져왔다.
그런 날 이후 서너달 동안 보배는 나의 전부였다.
하지만,, 나는 그대로보다 점점 많은 걸 기대하게 되었고,,
늘어가는 욕심에 진흙 속의 보배와 내 손 안 보배는 빛깔이 달라 보였다.
이건 아니다 싶어, 보배를 다시 진흙탕에 놓아두었다.

오랜 뒤, 진흙탕을 다시 찾게 되던 날이었다.
보배는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예전의 나처럼 가져갔나 싶었다.
"자네, 보배 찾나?" 길가 벤치에 앉아계신 할머니가 물었다.
"진흙 위에 놓인 것은,, 사람의 손길에 집었다 놓아지면,, 그 추억의 무게 때문에 가라앉고 마네. 그대로일때가 좋았겠다 싶어지나?"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106 시월의 마지막 밤 머시라고 2004-10-31 3892
105 세차하는 아이들 file 머시라고 2008-06-30 3876
104 익숙해짐에 안부 전하기 머시라고 2008-08-14 3876
103 대학 동창회 사업에 대한 의견 구합니다. 머시라고 2011-01-05 3864
102 데자뷰 박찬민 2004-01-31 3863
101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2] 머시라고 2006-05-24 3856
100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머시라고 2003-10-10 3845
99 내게 어울리는 동물은? 머시라고 2004-11-11 3843
98 단점 말해주기 게임 [3] 머시라고 2005-02-13 3833
97 말라죽은 봉선화 [2] 머시라고 2004-08-18 3830
96 젊음 머시라고 2003-12-16 3825
95 답답함,, 머시라고 2004-02-18 3825
94 깊이 [1] 머시라고 2003-08-14 3806
93 여름방학,, [1] 박찬민 2003-06-20 3796
92 담배를 안 피우는 이유,, 머시라고 2004-06-23 3774
91 당신만을 위한 연극 박찬민 2003-11-06 3712
90 봄비,,오는 토요일 머시라고 2004-02-21 3694
89 아쉬움은 별로 빛나고 머시라고 2004-02-08 3693
88 찜찜함 하나 머시라고 2005-04-02 3674
87 군입대 머시라고 2004-02-13 3669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