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Nov, 2004

팔구팔; 팔구팔;

머시라고 조회 수 3379 추천 수 0 목록
아침이 되면 샤워와 식사를 위해 기숙사로 향한다.
8, 9, 8;  8, 9, 8;  8, 9, 8;  11, 11, 10;
5층에서 4층; 4층에서 3층; .... 2층에서 1층;
건물의 복도 끝, 양 옆문으로 나서면
층마다 직각삼각형 세 변의 모양처럼 나누어진 계단의 갯수다.


점심시간이 되면 다시 내려간다.
8, 9, 8;  8, 9, 8;  8, 9, 8;  11, 11, 10;
식사 후 다시 올라온다.
10, 11, 11;  8, 9, 8;  8, 9, 8;  8, 9, 8;
1층의 높이가 다른 층 간격에 비해 일곱계단 높다.

해가 뉘엿뉘엿거릴 때, 다시 그 곳을 향한다.
몇 일, 이 짓을 반복하다 보면
밥 먹을려고 식당을 가는 것인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목적인지,,
배 채우는 행복의 시간을 향하는 것인지,
팔구팔; 팔구팔; 하는 재미에 실험실을 나서는지 헤깔린다.

저녁식사 후 다시 등계단
10, 11, 11; 유후~ 8, 9, 8; 아자!  8, 9, 8; 허걱!!!
늦었다. (다시 뒤돌아)  
8, 9, 8;  8, 9, 8;  11, 11, 10;

4층 옆문이 잠긴 걸 보니 5층은 이미 잠겨 버린게 분명했고,
2층과 3층 옆문은 항상 잠겨 있었다.

일관성 있는 사람이 되려고 엘리베이터의 유혹을 뿌리쳤지만,
이럴땐 살짜쿵 눈 감아 준다.
중앙계단은 왠지 발길이 향하지 않는다.

108요괴는 아니다...
10+11+11+8+9+8+8+9+8+8+9+8=107

107계단이다.
수정되거나 의도된 것일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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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라고

November 22, 2004
*.131.129.106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보니 107번째 글이다. ^^
내가 아닌 누군가 먼저 발견했다면, 그래서 물어왔다면
의도했던 척하며 의도했던 것이라고, 선물하며 관심에 감사를 표해야하나?
진실대로라면 지금 이 신기한 기분 같을텐데, 어떻게 표현해야하나..

만일 의도했던 것이라면,
의도하지 않았었던 척, 그저 놀라운 우연성에 감탄하는 거짓모습을 연습해야 하나?
또 다시 관심에 감사를 표해야 하나..
profile

머시라고

November 23, 2004
*.131.132.175

언어교육원 수업이 끝나고 찾는 책이 있어서 도서관을 향했습니다.
도서관 1층에 마련된 임시보관사물함에 가방을 넣었습니다. (가방은 도서관 출입금지)
열쇠를 잠그고 보니, 사물함 번호가 "0107"번이었습니다..
그냥 "107"이라고 적혀있었으면 더욱 신기했겠지만
그도 야릇한 기분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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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