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Oct, 2004

잠들지 못한 악몽

머시라고 조회 수 12972 추천 수 0 목록
오랜만에 기숙사에 들어가 잠을 청했던 새벽,,,, 형광등 스위치를 끄며 어둠으로 방을 장식하고 나니, 창문을 비집고 달빛, 별빛, 가로등 불빛이 너나 할 것 없이 들어와 나름대로 운치 있어진 침대에 누웠다.

기숙사 문이 닫히는 시간을 넘어선 것을 보니, 룸메이트는 오늘 들어오지 않을 모양이다.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혼자이게 된 방의 정적..

고개를 돌려 룸메이트 침대를 바라봤다. 헌데 누군가 침대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려다 목이 막혀,, 정신을 최대한 진정하면서 일어나 입구의 형광등 스위치를 올렸다.

그 곳 침대 벽쪽 옷걸이에 상의와 하의가 위 아래로 걸려 있었다.
휴~.. 룸메이트의 상의가 뒤쪽에, 하의가 앞쪽에 있어 안경을 벗은 내 눈에 딱 그렇게 보일만 했다. 뒤쪽의 상의를 하의가 걸린 옷걸이에 겹쳐 걸었다. 상의를 앞쪽으로 했으니 되었겠지..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이번엔 그쪽이 어떻게 변했는지 쳐다 봤다.
이번에는 목이 탁 막히는 무서움은 없었다. 서서히 서늘해지는 간담... 공포물에나 나오는 인형이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 일어나지도 못하고,, 주섬주섬 손을 뻗어 안경을 찾아 썼다... 휴.. 다시 안경을 벗어봤다.. 으아~ .... 그래서 안경을 쓰고 잠을 자기로 했다. 잠들지 않고 악몽을 꾼건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잠을 청하는데, 문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이 침묵 속에서 "드르륵,, 드르륵.. 딸깍" 새벽 3시.. 아~~ 오늘 왜 이러지.. 오랜만에 기숙사에 자보려 했더니... 이 정적 속에 문이 열린다. 어~!..했는데 룸메이트였다. 술자리가 방금 끝나 벌점받고 들어왔나 보다.

원래 공포물이나 호러 정말 싫어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내가 왜 이리 약해져 버렸는지... 신경도 예민하고, 마음이 너무 허약해져 버린 것 같다.

하는 공부는 잘 안 풀리고, 답답하기만 한 심정들이 나를 너무 괴롭히고 있는 것 같다. 지치고 매사 자신감도 없다. 예전 그 싸가지 없이 당당하던 모습과 표정은 다 어디로 가 버렸는지...  거울을 봐도 멍해지고, 사진을 찍어도 마음에 드는 사진 하나 없이...

기숙사에 잠깐 샤워하러 갔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한 달에 한 번 울리까마까하는 그 소리가 울렸다.. 그것도 잠깐 앉아있던 사이.. 전화 올 일이 없는데,, 하며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딸깍!"
앞으로는 전화를 했으면 절대로 그냥 끊지 않아야겠다.
List of Articles
profile 잘 자라길 걱정한척, 잘 커도 귀찮을걸. file 20117 20117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1:28:49
0 댓글
profile 겨울산 가족 나들이 file 19863 19863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23:39:20
0 댓글
profile 체면 방어선 19540 19540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4:52:19
0 댓글
profile 마늘 줄기의 꿈 file 18645 18645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1:44:44
0 댓글
profile 마당쓸땐 짓꿎은 바람. file 16780 16780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1:51:35
0 댓글
profile 제 시안이 우승기로 만들어졌습니다. file 16164 16164
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wq July 31, 2018 - 23:18:51
2 댓글
profile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2014 우수조교상 수상 file 15522 15522
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xiaoke April 08, 2021 - 00:40:43
1 댓글
profile 10년만 더 사라고 한다면? 15034 15034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12:47:52
0 댓글
profile 막내의 생일 축하는 영상통화로 file 14764 14764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0:17:51
0 댓글
profile 혼인신고를 미루고 있다. file 14454 14454
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wq July 31, 2018 - 13:39:12
1 댓글
profile 모임대표 시작 인사. (사직 인사 안쓰길) 14437 14437
Posted by 머시라고 August 13, 2018 - 22:23:44
0 댓글
profile 2003/4/3 14072 14072
Posted by 머시라고 October 07, 2017 - 04:47:08
0 댓글
profile 그 누가 마늘 값을 비싸다고 하는가 file 13264 13264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23:58:25
0 댓글
profile 참여하지 않는 청춘아, 뭐하니? 13110 13110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8:38:32
0 댓글
profile 잠들지 못한 악몽 12972 12972
Posted by 머시라고 January 16, 2018 - 21:57:54
0 댓글
profile 아버지 20주기 12929 12929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0:17:36
0 댓글
profile 밤풍경,, 12891 12891
Posted by 머시라고 June 12, 2017 - 04:01:10
0 댓글
profile 우리민주 응원한다 file 12797 12797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1:20:13
0 댓글
profile 오손도손 12650 12650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23:28:21
0 댓글
profile 김재량 선생, 습기를 보니 자네 생각이 나는구만. 12635 12635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21:25:06
0 댓글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