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Mar, 2016

체면 방어선

머시라고 조회 수 19536 추천 수 0 목록
어린이집 6세반 개강을 앞둔 아이가
악몽이라도 꾸는듯 밤새 3~40분 터울로 울어댄다.
"OO이 나빠~ ㅁㅁ 저리가~ ㅜ.ㅠ;"
2년 연속 힘들게 하는 OO와
4세 때 손을 물어 큰 상처를 남겼다가 5세때 다른 반이던 ㅁㅁ가
6세반에 같은 반이 됐다고 한다.

"누구누구랑 다른 반으로 해주시면 안될까요?"
하며, 전화하는 부모를 좋지않게 봤던 나의 시선이 부끄러웠다.
내 아이의 상황 앞에서 또 다시 역지사지가 얕았음을 체감했다.
'아내에게 아침에라도 전화하라고 해야하나?'
이십년 전부터 3월 2일이 즐겁지 않은 나는 피곤이 겹쳤다.

<치즈인더트랩>의 대사처럼, '어딜가도 OO,ㅁㅁ같은 사람은 있을거야.'
'아니 어쩌면 더 힘들게 할 친구가, 4~5~6세에 걸쳐 다른 반에 배정되어 왔었을 수도 있어. 최선은 아니어도 최악은 피해온 행운일거야.'
'미래의 초중고 때 OO,ㅁㅁ 보다 더한 친구와 함께 지내기 위해서도 지금을 겪게 해야 해.'

나의 체면을 핑계삼은 이런 생각과
'전화는 어차피 아내가 한다'는 수월함이 다툰다.
그래도 이 체면 방어선이 무너지면,
'우리 애가 그럴리 없다.'는 꼴불견도 감행할지 모른다.
나의 마음에서 하나 뽑아내는 일인데,
그것이 썩은 이빨이 맞는지, 혹시나 기둥 벽돌은 아닐지 소심해진다.
List of Articles
profile 봄비가 꽃잎을 떨어뜨렸고, 미세먼지를 씻어냈다. file 638 638
Posted by 머시라고 March 18, 2019 - 00:35:18
0 댓글
profile 내 젊은 날의 초상은 지금도 계속된다 file 3155 3155
Posted by 머시라고 March 18, 2019 - 20:01:17
0 댓글
profile 혹한의 겨울 지나 꽃피는 춘삼월을 향해 file 10925 10925
Posted by 머시라고 December 20, 2023 - 13:14:07
0 댓글
profile 모임대표 시작 인사. (사직 인사 안쓰길) 14436 14436
Posted by 머시라고 August 13, 2018 - 22:23:44
0 댓글
profile 이사 file 2863 2863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1:36:05
0 댓글
profile 쫓겨난 파마머리 10680 10680
Posted by 머시라고 August 13, 2018 - 23:40:47
0 댓글
profile 그 누가 마늘 값을 비싸다고 하는가 file 13260 13260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23:58:25
0 댓글
profile 마당쓸땐 짓꿎은 바람. file 16778 16778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1:51:35
0 댓글
profile 마늘 줄기의 꿈 file 18642 18642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1:44:44
0 댓글
profile 햇살이 좋아서 file 35135 35135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1:36:19
0 댓글
profile 잘 자라길 걱정한척, 잘 커도 귀찮을걸. file 20112 20112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1:28:49
0 댓글
profile 우리민주 응원한다 file 12795 12795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1:20:13
0 댓글
profile 네가 시방 앉은 자리가 꽃자리 file 28031 28031
Posted by 머시라고 August 13, 2018 - 22:06:06
0 댓글
profile 너무 두려워하며 살았나 file 12344 12344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21:52:31
0 댓글
profile Can I help you 한 적 없다. 28517 28517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2:03:53
0 댓글
profile 체면 방어선 19536 19536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4:52:19
0 댓글
profile 아빠엄마~ㅋ 3498 3498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1:27:41
0 댓글
profile 아버지 20주기 12926 12926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0:17:36
0 댓글
profile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2014 우수조교상 수상 file 15521 15521
Posted by 머시라고 Latest Reply by xiaoke April 08, 2021 - 00:40:43
1 댓글
profile 참여하지 않는 청춘아, 뭐하니? 13106 13106
Posted by 머시라고 July 31, 2018 - 08:38:32
0 댓글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