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Jun, 2017

마늘 줄기의 꿈

머시라고 조회 수 18643 추천 수 0 목록

5. 28. 오후 10:45


더 늦으면 당길 때 줄기가 끊어져, 통마늘을 호미로 캐야한대서 뽑았다.
가뭄이 심해서인지 뿌리가 쉬이 땅과 작별하려 하지 않았다.
마늘 줄기 잡고 낚시하는 듯 신경전을 펼친다.
숨막히게 일하는 농부가 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ㅋ

뽑힌 마늘 줄기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고 한다.
영양분은 뿌리 방향 마늘쪽들로 향하고, 줄기는 최후를 준비한다.
줄기는 노랗게 말라가고 마늘쪽은 통통해진다.
줄기는 언젠가 잘려 나간다.

줄기도 한 때 청운의 꿈이 있었다.
마늘종이 솟을 때만해도 한껏 멋부리기 일쑤였다.
뿌리로 집중하는 권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 자신했다.
마늘종은 한참 때 잘리거나 뽑힌다. 상실감은 어떠했을까.


pic20170528203845.jpg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207 봄날은 간다. [1] 머시라고 2003-06-02 3598
206 MBC 100분 토론 머시라고 2003-06-06 4135
205 시간이 지날수록 박찬민 2003-06-08 3603
204 책임감.. [1] 머시라고 2003-06-11 3656
203 여름방학,, [1] 박찬민 2003-06-20 3796
202 방학 박찬민 2003-06-30 3617
201 밤풍경,, 머시라고 2003-07-01 12891
200 꿈,,환상,,현실 박찬민 2003-07-12 3319
199 상처 머시라고 2003-07-26 3622
198 정성 [2] 머시라고 2003-07-29 3633
197 분통 머시라고 2003-07-30 4516
196 깊이 [1] 머시라고 2003-08-14 3808
195 고민 박찬민 2003-09-08 4140
194 멧돼지 집돼지 박찬민 2003-09-18 7449
193 오늘은,,, 박찬민 2003-09-20 4146
192 절대 머시라고 2003-09-24 3971
191 분실물 머시라고 2003-09-29 3642
190 공업수학 2 박찬민 2003-10-01 3432
189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머시라고 2003-10-10 3845
188 신데렐라 박찬민 2003-10-11 3516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